세계 경제 ‘팬데믹’ 먹구름 속 희망 신호…중국과 디커플링 가속화

남창희
2020년 4월 28일
업데이트: 2020년 4월 28일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가의 큰 손 중 하나인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중국과의 강제 탈동조화(Decoupling, 디커플링)가 일어나리라 전망했다. 탈동조화는 국가적, 전략적 이유로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가리킨다.

헤이먼 캐피털 창업자 카일 배스는 최근 에포크타임스 인터뷰 프로그램 ‘미국의 사상 지도자들(American Thought Leaders)’에 출연해 “중국이 바이러스로 전 세계에 가져다준 불행은 글로벌 공급망 의존성을 바로잡을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스 창업자는 “생각해보면, 서구의 민주국가들이 전체주의적인 공산주의 국가의 공급망에 거의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는 건 완전히 정신 나간 일이었다”며 “팬데믹의 와중에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중국과의 탈동조화 가속화”라고 했다.

지난 3월 미국 상공회의소와 영국 회계법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대기업 5곳 중 1곳은 바이러스 사태로 탈동조화를 가속화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했던 작년보다 지금이 오히려 양국 간 경제적 탈동조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경제 단절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미국 기업도 전체의 40%가 넘었다.

이와 관련 배스 창업자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인권 유린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만 명이 넘는 양심수를 가둬놓고 매일 이들을 대상으로 생체장기적출을 자행하는 정권과 사업을 한다고 설명하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블랙스톤(세계 최대 사모펀드) 같은 곳은 중국에 투자를 더 하고 싶어 안달이고 셸던 아덜슨(라스베이거스 샌즈 회장) 같은 사람들은 마카오에 또 다른 카지노를 열고 싶어 못 견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돈 때문에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가장 폭압적인 정권의 인권 침해에 눈감았다. 미친 짓”이라고 일갈했다.

미국서, 바이러스 피해 중국 책임론 고조

미국에서는 최근 중국 정권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감추고, 중요한 정보들을 은폐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 폴이 3월 14일부터 4월 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바이러스 정보를 은폐하고 상황을 축소한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3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국인 약 3분의 2가 지금의 중국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배스 창업자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에서 점점 더 많은 의원이 악의적인 행동을 한 중국 정부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자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기관과 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법적, 재정적 책임 공론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배스 창업자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국내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며 중국 국유기업을 추격해 미국 내 자산이나 국제 금융자산을 몰수하거나 중국이 보유한 수조 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1조900억 달러다. 일본(1조26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배스는 “우리는 법치주의에 기반해 중국의 위법행위에 대응해야 한다”며 “폭압과 거짓에 맞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중국 탈동조화 기업에 재정 지원

일본 정부는 최근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중국을 벗어나려는 일본 기업에 고부가가치 제조업 공급망을 중심으로 22억 5천만 달러의 지원예산을 책정했다.

배스 창업자는 미국 정부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날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라며 의약품과 의료 장비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사례로 들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국의 의약품 생산시장 지배가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태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위험 수준임이 드러난 만큼 의료분야 공급망의 탈중국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은 중국으로부터 생산량을 이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배스 창업자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영업이익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에 제약을 받았고, 최근 몇 주 전부터는 공급망을 해외로 이전하려면 중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인텔, 소니, BMW, 셰브론 등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은 2016년 4분기 이후 달러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공급망 이전을 못 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고 했다.

공급망 전문가 “기업의 중국 이탈, 정부 지원 필요”

공급망 컨설팅업체 패티나솔루션의 스티브 애벗 분석가는 “대부분 대기업은 중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중국 내 시설과 인력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미 지식재산을 진출 가격으로 ‘포기’했다”고 말했다.

에보트 분석가는 에포크타임스에 “계약서에 공급원 변경 금지조항이 없는 기업은 중국에서 해외로 이전이 가능하다”라면서도 “주식이나 수익, 자본 등을 공유하기로 합의한 미국기업들은 계약 파기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 내 제조업 역량을 구축하려면, 중국 측이 부과할 위약금과 벌금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저리 대출 등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 없이 기업이 독자적으로 중국과 계약관계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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