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서 우크라 치는 푸틴, 동쪽에선 “쿠릴열도 사수” 맹세

카타벨라 로버츠
2022년 08월 3일 오후 12:51 업데이트: 2022년 08월 3일 오후 12: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 해협을 포함해 러시아 국익과 관련 깊은 지역에 대한 보호를 맹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식에서 새 해양 정책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극해, 흑해, 오호츠크해, 베링해, 발트해와 쿠릴해협을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밝히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당 지역들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해군이 세계 해양 어느 곳에서든 전략적 임무를 수행할 것이며 “누구든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이에게 번개 같은 속도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험 발사 단계에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 개발을 수개월 내에 마치고 러시아의 최신형 호위함인 ‘고르슈코프 제독급 호위함’에 이를 가장 먼저 장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해 지구상 어느 곳이나 1시간 이내에 타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인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쿠릴열도는 일본 북부에 있는 20여 개 섬을 가리킨다. 이 중 일본이 4개 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다. 이를 ‘쿠릴열도 분쟁’으로 부르며, 일본에서는 ‘북방영토문제’ 혹은 ‘북방4도문제’로 부르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는 과거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점령한 쿠릴열도를 둘러싼 각국의 이견으로 인해 평화협정을 맺지 못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77년이 지난 현재 일본과 러시아는 수교를 맺고도 ‘서류상으로는 전쟁 중’이다.

러시아, 우크라 제재 이후 평화협정 회담 중단

일본 외무성은 이 4개의 섬이 “외국에 의해 점령된 적이 없다”며 1945년 이후 러시아와 구소련에 의해 불법 점령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문제 해결의 기본원칙에 따라 시작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이를 이유로 일본과의 협상을 중단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명백히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러시아의 이익을 해치려는 국가와 양국 관계를 다루는 근본적인 문서를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러시아의 결정을 “극도로 불합리하고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 제재와 쿠릴열도 문제는 별개 사안으로 보고 각각 접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일본 근처에서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동북부 인근에서는 훈련 중이던 러시아 수륙양용함 4척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은 3월 말 쿠릴 열도에서 3천 명 이상의 병력이 참여하는 러시아의 군사 훈련이 행해진 것에 대해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