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게 엉엉 울었어요” 돈 없어 ‘서울대 면접’ 못 갈 뻔한 학생을 도와준 경비 아저씨

김연진
2020년 7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11일

“저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어요”

서울대학교 학생 A씨는 지난 2017년,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다.

식당 일하시는 어머니와 단둘이 6평짜리 반지하 방에서 자란 A씨. 어머니는 A씨를 위해 하루 10시간 넘도록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대학교에 지원하려고 원서를 낼 때도, 원서비에 손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였다고, A씨는 고백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다행히도 담임 선생님이 10만원을 주셔서, 대학교 2곳에 지원할 수 있었다.

A씨는 “운 좋게 서울대학교에서 면접 볼 기회가 생겼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좋아하셨다. 저에게 차비로 5만원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 5만원으로 서울행 왕복 버스표를 끊고, 남은 돈 1만 5천원을 손에 꼭 쥐고 서울로 향한 A씨였다.

그렇게 난생처음 서울에 도착한 A씨는, 안타깝게도 가진 돈을 잃어버렸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1시간을 찾아봐도 돈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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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낙담한 A씨는 터미널 대합실에서 엉엉 울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서울대학교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고.

2~3시간쯤 걸었을까. A씨는 지치기 시작했다. 춥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다리가 아팠다.

서러운 마음에 길가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서울대학교 면접을 못 갈 것만 같았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어딘지도 모를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오열하고 있는 A씨에게 어떤 분이 다가왔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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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무슨 일이야”라며 말을 걸어준 경비 아저씨는 사정을 듣고 A씨를 도와주기로 했다.

A씨를 숙직실로 데려간 경비 아저씨는 라면을 끓여주시고, “숙직실에서 하룻밤 자라”며 자리를 내어주셨다. 다음 날 아침, 서울대학교까지 차로 태워다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또 “면접을 보러 가는데…”라며 선뜻 옷을 주셨다. 면접이 끝나고 터미널 갈 때 차비를 하라며 1만원도 주셨다. 경비 아저씨는 A씨에게 은인이었다.

A씨는 “그분 덕분에 면접을 볼 수 있었고, 전 서울대에 합격했어요”라며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자마자 가장 먼저 어머니께 알렸고, 그다음 경비 아저씨께 연락해 이 소식을 말씀드렸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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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경비 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50만원. 그 돈으로 경비 아저씨께 양복을 사드렸다. 경비 아저씨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결국 기쁘게 A씨의 선물을 받아주셨다.

A씨는 “태어나서 가장 큰돈을 쓴 날이지만, 그날만큼은 정말 행복했어요”라며 사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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