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안전’ 유독 강조한 中 보건당국 1월달 내부문서들

김지웅
2020년 5월 6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6일

바이러스 팬데믹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심각성을 알고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전 세계의 피해를 키웠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대규모 확산을 예상하고도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막고 자국 연구진을 입단속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염병 확산 기간에 개인·기관은 해당 전염병 관련 연구논문이나 정보를 정부 승인 없이 발표해선 안 된다.”

이는 에포크타임스가 단독입수한 중국 보건당국 내부문서 ‘전염병의 중대한 돌발 방역통제에 관한 생물표본 및 연구활동 관리 지침’에 담긴 내용이다.

지난 1월 3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작성한 이 문서는 전국 지역 보건당국과 생물안전 3등급 이상 미생물(바이러스) 연구소에 전달됐다.

지침은 전염병 관련 정보 차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환자의 혈액, 호흡기 표본, 소변, 대변 등을 다른 기관이나 개인에게 제공해선 안 된다”며 금지했다.

전염병의 구체적인 명칭은 적혀있지 않았지만, 작성시점이 우한 당국의 ‘원인불명의 폐렴’이 보고된 12월 31일로부터 사흘 뒤라는 점에서 우한폐렴을 지목하고 있음이 유력하다.

또한 ‘중대한 돌발’ ‘방역 통제’라는 표현을 사용해 우한폐렴이 대규모 전염병으로 확산하리라 예측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한폐렴은 2019년 말 중국 중부 후베이성 대도시 우한(武漢)에서 처음 출현해 전국으로 빠르게 퍼졌다.

보건당국은 1월 3일 이후 우한에서 확진자가 늘지 않고 있으며 사람 간 전염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대중을 안심시켰다.

그러다가 1월 20일 중국 호흡기 질환 권위자 중난산(中南山) 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사람 간 전염’ 위험성을 언급한 후에야 뒤늦게 이를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그전까지는 증거가 불분명했고 정치권 눈치도 봐야 했지만, 중난산 교수가 용감하게 앞장섰기에 밝힐 수 있게 됐다는 식의 연출이 가미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 1월 3일 각 지방 보건당국과 미생물 연구소에 보낸 통지문(사본). | 에포크타임스

그러나 보건당국 내부적으로는 그사이 전염성의 위험성 평가에 분주했다.

베이징의 창핑(昌平)구 위건위는 1월 14일 지역 보건기관과 대학 및 민간연구소에 통지문을 보내 ‘전염병의 중대한 돌발’과 관련해 검사를 의뢰했다.

위건위가 같은 달 17~20일에 검사할 미생물 병원체를 먼저 분석해 봐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베이징 창핑구 위건위 1월 14일 통지문(사본) | 에포크타임스

 

이틀 뒤인 16일에는 국가 위건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실험실 생물안전 지침’이라는 내부문서를 전국 바이러스 연구시설에 발송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가 1월 16일 전국 바이러스 연구시설에 보낸 통지문(사본) | 에포크타임스

“외부에 공개하거나 인터넷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표시된 이 지침에서는 중국 보건 당국이 중공 바이러스를 고병원성으로 판단했음이 명확히 나타났다.

지침에서는 “연구자는 배양되지 않은 표본을 다룰 경우, 생물안전 3등급에 준하는 보호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생물안전은 1~4등급으로 나뉜다. 생물안전 3등급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사스, 메르스 등을 다룰 수 있는 밀폐력을 갖춰야 하며, 실험실 폐기물 처리 규정도 매우 까다롭다. 가장 높은 4등급은 전 세계적으로 승인받은 시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또한 같은 날 베이징 보건당국은 지역병원 22곳에 발송한 통지문에서 16일 발표된 국가 위건위 지침에 따라 실험실 안전성을 점검한다고 했다.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을 전제로 한 조치였다.

베이징 보건당국이 1월 16일 지역 병원에 보낸 내부통지문. | 에포크타임스

중국 위건위 책임자인 마샤오웨이 주임 역시 우한폐렴의 확산을 20일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AP통신은 중국 내부메모를 통해 마 주임이 지난 1월 14일 우한폐렴 발생과 관련한 화상회의에서 “2003년 사스보다 더 심각한 도전으로 중대한 보건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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