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中 영사관 앞서 체포된 인권운동가 석방 요구 시위

에바 푸
2020년 1월 2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7일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사이 중국에서는 인권변호사와 활동가들이 연이어 체포되거나 실종됐다. 이들 대다수는 자택에 머물다가 영장도 없이 급습한 경찰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새해 첫날 미국 내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단체와 위구르족 지원단체, 중국 내 인권활동가 보호 단체 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영사관 앞에서 “지난 연말 체포된 인권활동가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자유를 위한 투쟁’ ‘신앙 자유’ 등 표지를 든 시위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인권활동가들의 신변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워싱턴 소재 중국인권보호단체(CHRD) 등에 따르면 2019년 연말 베이징의 딩쟈시 변호사, 산둥성에서 활동하는 인권 운동가 장중쉰 전 교수, 푸젠성의 인권 운동가 2명 등 최소한 중국 6개 성에서 인권변호사와 인권활동가 10여 명이 체포됐다. 체포는 영장 없이 이뤄졌고 개인재산 역시 무단 압류됐다.

또한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거주하는 5명이 인권활동과 관련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으며, 인권변호사 2명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났고 4명은 연락이 끊겼다.

중국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뉴스를 다루는 중국 웹사이트 민생관찰에 따르면, 사업가 웨이샤오빙(42)은 지난 12월 30일 밤 ‘누군가가 문을 심하게 두드리고 있다’고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끊겼다. 웨이샤오빙은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를 배포한 혐의로 경찰에 의해 24일 잠시 구금됐었다.

중국 현지 인권활동가의 가족이 본지에 직접 제보한 사건도 있었다. 중국 남부 푸젠성의 인권활동가 다이젠야의 부인 린예핑은 지난해 12월 26일 경찰관 10여 명이 갑자기 자택에 들이닥쳐 남편을 납치했다고 본지 중문판에 제보했다.

린예핑은 “경찰이 체포 이유로 ‘국가권력 전복과 관련된 심각한 혐의’를 내세웠지만, 어떠한 법적 문서나 영장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체포 당시 갑자기 집안이 정전돼 다이젠야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갔을 때 경찰이 그를 연행해 갔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정전은 경찰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또한 린예핑은 “경찰이 다이젠야의 컴퓨터와 서적 등을 압수하면서 ‘날씨가 추운 산둥성 동부 지역으로 그를 이송하니 옷을 더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회계사인 다이젠야는 인권 운동을 한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된 적 있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홍콩 중국연락사무소 밖에서 수감 중인 중국 인권변호사 왕촨장(플래카드 오른쪽 사진)과 중국 최초의 ‘인터넷-반체제운동가’ 황치(플래카드 왼쪽 사진)를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2019. 1. 29.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중국 정부의 부패상황과 인권유린을 기록하는 웹사이트 ‘64 티옌왕(六四天网)’ 운영자 황치는 지난 12월 24일 해외에 국가기밀을 누설한 죄로 12년 형을 선고받고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 있는 교도소로 보내졌다. 재판부는 황치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재판부 판사 1명만은 항소를 인정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황치는 ‘국경없는기자회’로부터 2004년 ‘언론 자유상’과 2016년 ‘인터넷 언론상’을 수상했다.

종교 자유를 위해 활동하던 종교인도 징역형에 처해졌다. 국제앰네스티 12월 30일 쓰촨성 한 교회 목회자 왕이 목사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의 패트릭 푼 중국 연구원은 “중국에서 주장하는 종교적 자유의 허구성을 드러낸 판결”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새해 첫날 로스앤젤레스 중국 영사관 앞 시위에 참가한 중국계 미국인 왕리윤은 “체제 전복 혐의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폭력으로 시민들을 억압하는 독재정권은 전복돼야 하는 게 맞다. 다만 나라를 뒤엎어 혼란을 일으키자는 게 아니라 폭압적인 정권을 교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리윤은 “중국에서 인권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3년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중국 당국은 해외로 탈출한 인사들에게마저 고국의 가족을 인질로 삼아 귀국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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