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은 강제일까?

류지윤
2021년 3월 31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31일

백신 접종은 자율에 맡겼지만…점차 강제화하면서 반발
미접종시 치료비 전액 자가 부담, 전염 시 배상책임까지

중국에서 백신 접종은 의무일까? 정답은 의외로 ‘아니다’이다. 중국은 백신 접종을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전 세계에서 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 억압이 가장 심한 정권인 중국 공산당과 정부도 백신 접종은 강제(의무화)할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하지만 ‘자율’ 접종을 내세웠던 중국의 백신 정책이 최근 반강제로 바뀌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 수는 1억 명을 약간 넘긴 상태로, 14억 인구를 고려하면 접종률은 7% 정도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연말까지 8억9천만 명에게 백신을 맞히겠다는 계획이지만, 초기 ‘애국 접종’으로 뜨거웠던 접종 열기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점점 식어가고 있다.

백신 접종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중국 국영기업이나 지방당국은 백신 접종을 정치적 임무로 삼고 직원이나 주민들을 협박·회유하고 있다. 거리에는 기이한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걸리고 주택가 곳곳에는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통지문이 나붙었다.

CCTV 등 공산당 관영 방송과 소셜미디어에서도 백신 접종에 총공세를 펴고 있다. 주민들은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정치 운동 시작된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자무쓰시(佳木斯市)의 리(李)모씨는 현지 당국이 지난 29일 위챗을 통해 백신 접종을 통보한 데 이어 30일 오전에도 한 차례 더 발신했고, 현지 마을마다 대대적인 아침 방송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고 에포크타임스 취재진에 알렸다.

지방당국은 주민들에게 배포한 통지문에서 “중국이 효과적으로 전염병을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전염병 상황이 심각해 외국 유입을 막기 위해 전 국민적인 신종코로나 백신 접종을 선도하고 있다”며 백신을 맞지 않으려면 최근 병력을 제시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조건 모두 신종코로나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지문은 또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는 경우, 국가가 무상 치료 혜택을 줄 수 없으니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주민들을 협박했다.

상하이 양푸구(楊浦區)의 션(沈)모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최근 그녀가 사는 거리에서도 백신 접종 통지와 예약을 위한 명단이 아파트 복도에 붙었고 접종 대상자 연령도 75세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30일 웨이보에는 “정치 임무 쩐다, 백신 접종이 바로 강제 접종으로 바뀜”, “오늘 회사 회의에서 또 백신 맞으라고 강조하던데, 이번 주 안에 끝내라고. 정치 운동인 거지 뭐!”라는 내용이 게재됐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자율에서 반강제로, 다시 강제로 가고 있다. 우리 동네만 그런지 상하이의 다른 곳도 똑같은지 궁금하다”, “저녁에 또 집에 찾아와서 백신 접종 예약하라고 안내했다. 개인 의사를 존중해 줄 수 없나, 강제로 끌려가 거세당하는 느낌” 등 반강제적인 집행에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임신 준비 중이더라도 접종해야 한다고 한다. 아이에게 모유 수유 중이라면 수유를 끊고서라도 맞아야 하고, 아이가 신생아거나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어도 맞아야 한다. 기저질환이 있어도 맞아야 한다. 정치 임무 완성을 위해서라면 국민이야 죽든 말든 상관 안 한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할당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맞아야 한다는 식이다”라고 비판했다.

국영기업·정부기관,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 강요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국영기업 등 기관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백신 접종 비율을 요구하거나 혹은 이와 관련한 내부 대화로 보이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모 그룹 임원의 내부 대화에 따르면 60%의 접종 비율을 요구하며 이는 ‘임무’라고 했다.

또 어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행정 주요 책임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다른 기관의 접종률은 80%에 이른다며 신속한 집행을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다.

“맞아야 한다. 반드시 맞아야 한다. 일망타진해야 한다. 백신 안 맞으면 잘린다고 통보하라”는 기관도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광저우시(廣州市)는 최근 대규모 백신 접종 사업을 시행해, 현재 시 전체에 걸쳐 296개 백신 접종 장소를 설치했다.

달걀 2판이나 10개, 현금 100위안 등을 내걸고 백신 접종을 홍보하는 포스터와 안내문 | 웨이보

할당량 채우려 달걀과 현금 내걸고 접종 권장

정치 임무 달성을 위해 장려책을 쓰는 곳이 많은데, 달걀을 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현금 100위안(약 1만8천원), 200위안을 주는 곳도 있다.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는 백신 접종자에게 휴양지 입장권을 주며 휴가를 장려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인 주쉐둥(朱學東)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방금 한 동사무소에서 백신을 맞으면 달걀을 보내준다는 연락이 왔다. 통지문은 ‘알립니다’로 시작했지만, 본문은 명령조였다. 명령조는 거절할 수 없는 법이고, 거절해선 안 되는 어조는 ‘알립니다’와 같은 공손한 말로 장식할 자격이 없다. 내가 아무리 국어를 잘하진 못해도 이건 안다”고 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직장에서 접종을 강제하면서 목표치를 이뤄야 하니 접종하면 하루 더 휴가를 주고 돈도 주고 검증과 연계하겠단다. … 정치적 업무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백신 맞게 하려고 돈 주고 달걀 주고 마트랑 제휴해서 전액 현금할인도 해 준단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러 성의 대로와 골목, 심지어 병원에까지 ‘2021년 가장 중요한 일은 신종코로나백신 접종’, ‘백신 안 맞으면 손해’ 등 백신 접종을 재촉하는 다양한 표어가 걸렸다.

중국 언론들은 선전(深) 지역에서 지난해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고양이송’(學貓叫)을 개사해 백신 접종을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CCTV의 아나운서도 앞장서서 노래를 부르며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했다.

신종코로나 백신 접종을 홍보하는 현수막(좌), CCTV 아나운서까지 나서서 고양이송을 개사한 가사로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우) | 웨이보

안전성 의혹에 예상보다 낮은 접종 희망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전문가 우쭌유(吳尊友)는 지난주 한 공개 석상에서 “중국의 백신 접종율이 낮은 것은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음을 시인했다.

앞서 페루 언론은 중국 시노팜 백신의 현지 3기 임상시험 유효성이 11.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노백 백신 전체의 유효성은 50.4%였다.

홍콩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11명이 시노백 백신 접종 후 사망했으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홍콩 매체 빈과일보는 “지난 30일 노부인 1명이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다음 날 자택에서 사망했으나 법의학 및 의료진이 백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한 뒤 ‘전문가 위원회에 보고하고 사건을 공개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는 지금까지 13건의 사망 사건 처리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서 지금까지 한 달이 지나도록 같은 종류의 사건이 묻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접종 건수가 훨씬 많은 중국에서는 비슷한 보도조차 나지 않아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 양푸구의 선(沈)모씨는 자신은 이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며 “국산 백신의 품질이 불안하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데다 수입 백신은 우리 차례까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과학이어야 할 백신 접종이 정치가 됐다. 정치가 목숨까지 책임져주냐?”라고 꼬집었다.

* 이 기사는 중국 취재팀 뤄야, 링윈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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