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채소는 자신이 씹어먹히는 소리 다 듣고 있다 (연구)

김연진
2020년 7월 18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18일

우리는 대부분 식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아무리 훼손당해도, 뜯겨도 전혀 그 고통을 모른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실 식물은 음악 소리에도 반응하지만, ‘갉아먹히는’ 소리에도 반응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애기장대 / 위키피디아

미국 미주리대학교 하이디 아펠 박사는 “속씨 식물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가 배추흰나비 애벌레에게 갉아먹히는 소리에 반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가 식물이 생태학적으로 진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인 ‘애벌레가 식물을 갉아먹는 소리’를 특수 레이저 장비로 녹음했다. 이를 사람도 들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했고, 이 소리가 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찰했다.

YouTube ‘Bond Life Sciences Center’

식물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들려줬다. 이후 애벌레를 풀어 식물 잎을 갉아먹게 했다.

그런 뒤 24시간, 48시간이 지나고 각각 식물의 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에 노출된 식물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많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를 방출한 것이다.

연합뉴스

이 성분은 겨자, 고추냉이 등 매운 식물에 포함된 천연 성분이다.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에 노출된 식물이 이처럼 매운 성분을 방출해 자신을 방어하려는 화학적 반응인 셈이다.

반면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에 노출되지 않은 식물 그룹에는 유의미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실험 결과는 식물이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 즉 위험한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를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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