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공안 분야 장쩌민측 인물 줄줄이 낙마…中共 내부투쟁 격화 양상

장둔
2020년 5월 18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20일

우한폐렴(중공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도 중국공산당 내부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사법·공안 부문에서 장쩌민(江澤民) 계파 인물들이 솎아내기 당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 측근들로 교체되거나 교체 진행 중이다.

이달 초 중화권 온라인에서는 멍젠주(孟建柱) 전 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서기가 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캐나다의 중국계 작가 리이펑(李一平)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멍젠주가 체포됐다. 베이징 공안도 숙청 중이다. 차오양구 공안분국에서만 20여 명이 끌려갔다”고 했다.

호주로 망명한 유튜버 장왕정(蔣罔正) 역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멍젠주 전 정법위 서기가 3일 오후 체포됐다. 그가 상하이에 소유한 여러 부동산도 몰수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공안부 부부장(차관)과 사법부 부장(장관)이 연이어 체포됐다.

홍콩 빈과일보와 명보, 중국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4월 19일 쑨리쥔(孫力軍) 공안부 부부장(차관)이 엄중한 기율과 법규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이틀 뒤인 21일 푸정화(傅政華) 중국 사법부 부장이 당 부서기직에서 면직됐다.

푸정화는 이후 사법부 부장직에서도 물러났으며, 후임에는 시진핑 측근인 탕이쥔(唐一軍) 랴오닝성 성장이 29일 임명됐다.

멍젠주, 푸정화, 쑨리쥔은 모두 장쩌민 계파인 상하이방 소속으로 분류된다.

멍젠주 전 정법위 서기는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으로 장쩌민과 오른팔 쩡칭훙(曾慶紅) 전 상무위원이 사법·공안 부문에 박아놓은 인물이다.

지난 2012년 같은 계파인 저우융캉(周永康)이 뇌물수수 및 기밀유출 혐의로 서기직에서 퇴임 당하자, 그 뒤를 이어 서기직에 올라 공안·사법 부문 총괄기구로 막강한 권력을 지닌 정법위를 좌우지했다.

그러나 멍젠주는 2017년 정년퇴임으로 물러났고 그 후임으로는 시진핑이 발탁한 궈성쿤(郭聲琨·63)이 임명됐다. 이로써 저우융캉-멍젠주로 이어지던 장쩌민 계파의 정법위 장악력은 크게 약화됐다.

푸정화, 쑨리쥔은 모두 멍젠주가 중용한 인물이다.

오랫동안 공안 부문에 몸담았던 푸정화는 베이징 공안국장, 공안부 부부장, 공산당 610 판공실 주임 등 역임했다. 610 판공실은 장쩌민이 설치한 비밀경찰 조직으로 파룬궁 탄압 전담기구다.

푸정화는 멍젠주의 행동대장 역할로 인권운동가 탄압에 앞장서며 고속 승진했다. 2015년 7월 9일 300여 명의 인권운동가를 잡아들인 이른바 ‘709 검거’가 그의 ‘작품’이다.

쑨리쥔은 멍젠주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멍젠주에 의해 승진 가도를 달렸다.

공안부 핵심요직인 1국(국가안전국) 국장을 거쳐 2016년 공안부 부부장에 올라 홍콩 문제를 담당했으며, 26국(공산당 610 판공실) 부주임을 역임했다.

쑨리쥔은 올해 시진핑 진영의 사법·공안 부문 내 장쩌민 계파 소탕 작전의 첫 대상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달 19일 쑨리쥔 전격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중화권에는 “시진핑 진영의 장쩌민 계파 숙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그리고 지난 4월 29일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17차 회의에서 푸정화 퇴임이 공식 발표되고, 이어 멍젠주 체포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예상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서 체포된 쑨리쥔이 멍젠주에 대한 많은 비밀을 털어놓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멍젠주 정도의 고위급을 잡아넣었다면, 그만큼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으리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지난 2012년 중국을 뒤흔든 ‘왕리쥔(王立軍) 사건’에 비유하는 이들도 있다.

장쩌민 계파의 후계자였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는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했으나, 오른팔인 왕리쥔의 배신으로 철저하게 몰락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지난달 19일 쑨리쥔 체포소식이 전해지자 “보시라이가 왕리쥔 손에 쓰러진 것처럼, 멍젠주는 반드시 쑨리쥔의 손에 쓰러질 것이다”라며 쑨리쥔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장완정은 “멍젠주 외에 상하이의 처장급 이상 공안 간부들도 끌려갔다. 베이징에서도 일부 공안 간부들이 체포됐다”고 했다.

처장급은 한국 정부부서의 과장급이다. 장완정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시진핑 진영의 숙청 칼날이 공안조직 일선 실무진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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