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성과 함께 히말라야 올랐다가 직접 시신 수습하게 된 산악인 (영상)

윤승화
2021년 2월 11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11일

2009년 7월 11일. 한국 여성 산악인을 꼽으라면 바로 이름이 튀어나오는 산악인이 만년설에 사그라졌다. 故 고미영이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하던 중이었던 산악인 고미영은 이날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산,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정상(8,126m)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당시 고미영의 등반 매니저였던 산악인 김재수 대장은 먼저 하산, 캠프에 도착해서 추위에 떨 고미영을 위해 따뜻한 물을 끓이고 있었다.

고미영과 김재수 대장은 서로에게 마음을 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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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고미영은 기쁜 마음을 안고 하산하던 중, 안타깝게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히말라야에서 시신을 찾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아무리 수색해도 찾을 수가 없었던 고미영. 결국 포기하고 돌아오려던 그 순간이었다.

김재수 대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내려 오는 그 순간에 갑자기 제가 뒤를 돌아보고 싶더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뒤를 돌아본 순간, 고미영을 발견했다. 김재수 대장과 산악대 대원들은 함께 고미영의 시신을 안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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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13시간이 걸린 시신 수습 작업. 시신을 수습한 대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김재수 대장은 그때까지 눈물 한 번 흘리지 않았다. 시신을 다 추스르기 전까지 울 수조차 없었다.

시신을 추스른 침낭의 지퍼를 채워주며 김재수 대장은 “이제 안 추울 거야”라고 속삭였다. 그러다 결국 시신을 꼭 껴안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편하게 쉬어. 응? 편하게 쉬어. 이제 힘 안 들 거야. 힘 안 들어, 이제. 이제 힘 안 들 거야. 왜 이런 걸 해. 하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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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이 추락한 곳에서 2~3분 떨어진 지점. 바로 그곳에서 김재수 대장은 그녀를 위해 물을 끓이고 있었다.

김재수 대장은 “먼저 혼자 내려와서, 정말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하늘을 보며 목놓아 울었다.

“너무 힘듭니다. 너무 힘들어. 이제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 평생 어떻게 삽니까. 이래서…

그 잠깐… 거기서 한 2, 3분만 내려오면 물 끓이고 앉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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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등산하면서 고미영이 발이 시리다고 할 때는 자신의 가슴이라도 내어 주고 싶었다는 김재수 대장은 이후 고미영의 생전 꿈이었던 히말라야 14좌를 목숨을 걸고 대신 완등했다.

“나로 인해 행복하다던 당신. 나는 당신으로 인해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 자신을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목숨도 바친다는 말처럼

나 또한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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