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노 대주교 “교회 내부에 글로벌리스트들…중공과 결탁”

하석원
2021년 1월 19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14일

가톨릭 교회의 뿌리 깊은 문제점을 들춰내고 쇄신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교회 내 ‘글로벌리스트’ 협조자들을 정조준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이달 초 스티브 배넌과 인터뷰에서 “글로벌리스트 엘리트들의 이익을 위해 교회의 중심부에서 일해왔고 지금도 일하고 있는 음모세력이 있다”고 밝혔다(인터뷰 전문).

그는 이 집단을 ‘딥 처치'(deep church·교회 속 교회)라고 부르며 그들의 목표는 교황의 지위를 파괴하고 권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가노 주교는 “이들 대부분은 식별이 가능하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사람들, 신문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딥 처치는 미국의 딥 스테이트(deep state·정부 속 정부)와 결탁했다. 양측의 관계가 1990년대에 전직 미국 추기경이 미 행정부를 대표해 중국에서 정치 사절단 임무를 수행하면서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딥 스테이트는 정부 내부에 선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권력이 국가 정책을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에서 기인한 용어다.

비가노 주교는 바티칸 교황청이 중국 공산당(중공)과 2018년 9월 맺은 ‘주교 임명 합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합의가 교황의 절대적인 보호가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주어진다는 교회의 믿음을 저버린 행위이자, “중공과 손잡은 딥 처치가 글로벌 딥 스테이트와 함께 공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 재직하던 시절까지만 해도 교황은 베이징의 독재자와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았다. 로마 교황은 주교를 임명하고 교구를 다스릴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비가노 주교는 덧붙였다.

홍콩교구 주교를 역임했던 요셈 천르쥔 추기경은 바티칸 교황청이 중공과 체결한 ‘주교 임명 합의’가 중공의 통제하에 있는 ‘천주교 애국회’를 거부하고 바티칸에 충성을 맹세한 지하교회 신자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지하교회를 말살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바티칸은 ‘주교 임명 합의’를 2년 더 연장하기로 중공과 합의했다.

비가노 주교에 따르면, 중공 독재정권은 글로벌 딥 스테이트와 동맹을 맺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동시에 딥 스테이트가 추구하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거대한 새판짜기)’은 중공의 경제력 확장과 각국 시장 공략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레이트 리셋은 기존 사회질서를 뒤엎고 새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의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방역을 내세운 사회통제 영구화 혹은 글로벌 사회주의자들의 세계 통제 책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비가노 주교는 마오쩌둥식 폭정을 부활시키고 국가종교를 세우려는 중공과 주요 종교(특히 가톨릭)를 없애고 종교 통합을 이루려는 글로벌리스트 사이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철거되는 중국 지하교회 십자가 | 홍콩 명보 화면 캡처=연합

그는 “중국에서는 지하교회 신도들이 주님과 교회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교회 지도층이 이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주님이 교회에 내린 사명을 배신하고 있다는 오명을 자초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교 임명 합의’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홍콩의 천르쥔 추기경에 대해서는 오로지 신앙에 따라 바른말을 하는 “탁월한 신앙 고백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천 추기경은 지난해 바티칸이 ‘주교 임명 합의’ 연장 결정을 내리기 전, 홍콩과 중국의 가톨릭 교회 상황을 보고하러 바티칸을 찾았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접견은 허용되지 않았다.

천 추기경은 미국 매체 데일리 컴퍼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 임명 합의’에 대해 “베이징과 합의한다는 생각은 정신 나간 짓”이라며 “그것은 악마와 계약을 맺으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는 엘라 키에트린스카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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