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잠복기간 2일? 베이징 오미크론 감염 미스터리

2022년 01월 20일 오후 3:41 업데이트: 2022년 01월 20일 오후 3:41

각국 연구진 “바이러스, 종이 표면서 길어야 3시간 생존”
베이징 보건당국은 8일 지난 샘플서 “오미크론 검출” 주장
당국 밝힌 확진자, 11일 감염돼 13일 발현…잠복기간 안 맞아

19일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 중 2명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명은 베이징의 첫 오미크론 확진자인 A씨(여성·26)의 어머니와 직장 동료로 확인됐다.

직장인인 A씨는 지난 13일 증상이 발현됐다. 목에 통증을 느껴지고 이튿날 발열증상을 보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결과 15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

하이뎬(海淀)구 보야시위안(博雅西 )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A씨는 발병 전 2주 이내에 베이징시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다른 감염자를 밀접 접촉한 적이 없어 당국을 당혹게 했다.

A씨는 경제적으로 꽤 여유로운 편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보야시위안 아파트는 최근 3.3제곱미터당 분양가격이 9만5천위안(약 1700만원)에 거래되며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또한 당국이 공개한 역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발병 전 2주간 고급 유흥업소를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밀접 접촉자는 15명으로 발표됐지만, 이 숫자는 18일 69명으로 수정됐다.

그러나 A씨가 돌아다닌 주점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고 집에서 1명(어머니), 직장에서 1명(동료)만 나왔다.

직장 동료의 경우, 밀접 접촉자들도 있었지만 A씨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1명만 감염된 것으로 발표됐다.

당국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이 이유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중국산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아냈다는 전제가 깔린 발언이다.

마스크를 쓴 여성이 중국 베이징의 한 택배업자 근처에서 소포를 확인하고 있다. 2022.1.18 | AP Photo/Ng Han Guan/연합

‘국제 택배로 오미크론 반입됐다’의 파장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는 A씨의 감염경로를 캐나다발 택배로 지목했다.

이 택배는 지난 7일 캐나다를 출발, 미국과 홍콩을 경유해 10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으며 11일 소독작업 후 택배업체에 반출돼 A씨에게 도착했다.

A씨는 택배 상자 겉면, 내용물(서류)의 첫 번째 페이지만 만졌으며 상자 내부나 다른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해당 택배 포장 겉면 2곳, 안쪽 면 2곳, 종이로 된 내용물 8곳 등 총 22개의 환경표본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이었고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톈진에서의 오미크론 확진자 발생으로 우려되던 지역사회 감염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베이징시의 방역에 문제가 없었으며, 잘못은 바이러스가 묻은 택배를 보낸 캐나다 아니면 우편물 관리 부서에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발표로 우편물 관리 책임이 있는 베이징 우정관리국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정권이 온갖 노력을 들여 철통 방역을 펼치던 베이징에 오미크론 유입을 허용한 책임을 뒤집어쓰게 됐기 때문이다.

베이징 우정관리국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우편물을 가장 먼저 접하는 직원은 주2회 이상 코로나 검사를 받으며, 검사는 베이징시의 통일 규정에 엄격히 따른다”라고 밝혔다. 베이징시가 정한 규정대로 했다는 대목에 방점이 찍힌 발표였다.

우정관리국은 또한 성명을 내고 “해당 감염과 관련된 집배원, 집배원 가족, 근무처 전 직원을 격리조치하고 최소 2차례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집배원의 집과 근무지에 코로나 검사를 진행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CCTV 확인 결과 택배 소독업무 역시 규정대로 이행됐다”고 밝혔다.

즉, 성명의 요지는 “우리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며 바이러스가 방역을 돌파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정관리국 기자회견과 성명은 자기 책임이 아님을 규명하려는 듯했다.

연구진 “종이 표면 생존기간은 길어야 3시간”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결정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각국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소독을 거치지 않은 천에서는 2일, 종이에서 최대 3시간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

지난 7일 캐나다에서 출발한 소포는 11일 A씨에게 도착해 총 4일간 운송됐다. 운송 과정의 기온 변화 등을 고려하면 택배에 묻어 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중국 당국 발표를 접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또한 A씨가 증상이 발현된 것은 13일이다. 11일 받은 택배 때문에 감염됐다면 바이러스 잠복기간이 2일밖에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잠복기간은 3~5일 정도다. 잠복기를 거치며 체내에 충분히 증식해야 병이 발현된다. 잠복기간 2일은 비현실적이다.

당국이 택배 샘플 검출 결과도 미심쩍기는 마찬가지다. 당국은 A씨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15일 택배를 수거해 샘플을 검출했다. 캐나다에서 보낸 날로부터 8일이 지난 상황이다. 그런데도 샘플 22개에서 모두 오미크론이 검출됐다는 게 베이징 질병통제센터의 설명이다.

이는 세계적인 발견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주일 이상 종이 표면에서 생존했으며 베이징 당국이 규정한 까다로운 소독 절차도 견뎌냈기 때문이다.

또한 택배 상자는 중간 과정에서 총 8명의 손길을 거쳤지만, 마지막 수취인인 베이징 거주민 A씨만 감염됐다. 한 중화권 평론가는 “당국 발표대로라면 그냥 바이러스가 아니라 외국 반공 세력의 첨단 정밀타격 생물무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이 기사는 탕징위안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