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러-우 전쟁에서 드러난 세계 군사력 1·2·3위의 공습 능력

저우톈(周田)/군사전문 칼럼니스트
2022년 04월 18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22년 04월 18일 오후 10:39

앞서 필자는 두 편의 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러난 세계 2위 러시아의 군사력을 분석하면서 1위 미국, 3위 중국의 전력을 정보능력과 장거리 타격 역량에 초점을 맞춰 가늠해봤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통해 압도적 전력을 보여줬고 중국은 러시아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미국과 격차가 있음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3편에서는 공중전과 공습 능력을 중점으로 세계 군사력 1위 미국과 2위 러시아, 3위 중국의 군사력을 실전적 측면에서 비교 분석해봤다.

1991년 걸프 전에서 선보인 미국의 공습 전략

걸프 전 당시 공중우세전투기로 개발된 미 공군 F-15C 전투기 96대는 공중전을 담당했고, F-15E 48대, F-16 다목적 전투기 212대는 주로 전술 공습을 담당했다. 여기에 A-10 공격기 144대, F-111F 전폭기 64대, F-117A 공격기 42대, B-52 폭격기 36대 등이 공습에 동원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 해군은 F-14 전투기 109대, F-18 전투기 89대를 투입했고, 미 해병대는 F-18 전투기 78대, AV-8B 공격기 84대를 출격시켰다. 미 육군은 AH-64 공격헬기 245대, AH-1 공격헬기 141대로 지상전을 장악했다.

미군을 비롯한 동맹군은 정찰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수송기 등 총 2780대의 항공기를 배치했으며, 총 10만 번 이상 출격해 8만8500t의 폭발물을 투하했다.

공중우세전투기는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원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제압하는 임무에 특화된 전투기다. 미 공군은 공중우세전투기인 F-15C 전투기로 걸프전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라크 공군은 상대가 안 됐다.

미군은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후 마음껏 공습하며 이라크 공군 기지를 마비시켰다. 이라크 전투기는 격납고에 갇힌 채 지상 표적물로 전락했다. 이라크 공군은 100여 대 이상의 전투기를 이란으로 도피시키는 수동적 대응만 할 수 있었다.

전투기의 지원하에 미군 지상부대는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로 이라크군에 맹공을 퍼부을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리코프 인근 이줌 지역에서 격추했다며 공개한 러시아 Su-35 전투기 사진. 2022.4.3 | 우크라이나 국방부

러시아 공군, 제공권 전면 장악에는 실패

31년이 흘러 올해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총 300여 대의 전투기를 투입했다.

그러나 걸프전과 비교하면 러시아군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러시아군은 수호이(Su)-35, Su-34, Su-30 등 첨단 전투기를 대거 동원했으며, 소련의 Su-27 전투기, Su-24, Su-25 공격기도 투입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미그(Mig)-29와 Su-27 수십 대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가 손쉽게 제공권을 장악하리란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차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 공군은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여전히 출격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은 전투기가 격추당하는 것을 피하고 유사시 외국에서 출격하기 위해 자국 전투기를 이란으로 도피시켜야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투기는 주로 서부 공항에서 출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서부 제공권 장악을 시도하지 않고 있으며, 서부 공항시설을 대거 폭격해 마비시키지도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가동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소련제 Mig-29 전투기 지원을 시급히 요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별다른 적응 훈련 없이 바로 조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제공권 다툼을 벌이려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공군은 걸프전 당시 미국이 보유했던 공중우세전투기 역시 보유하지 않고 있다. Su-35, Su-34, Su-30은 모두 소련 Su-27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지상이나 해상의 목표물 공격을 주된 목표로 하는 전투기다. 오히려 구소련 Su-27 전투기가 공중전에 적합하다.

미군은 공중우세전투기인 F-15C와 F-15D 총 266대를 아직 현역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후기형인 F-15E는 다목적 전투기로 개발해 165대를 현역 배치했다. 또한 5세대 공중우세전투기 F-22를 2005년부터 도입해 현재까지 총 178대를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대화된 공중우세전투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4세대 전투기 전력도 미군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인 Su-57는 최근에야 인도되기 시작해 우크라이나 전장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미군의 5세대 전투기 F-35(다목적)는 450대에 달한다. 미군은 현역인 F-16 전투기 934대와 F/A-18 전투기 일부를 F-35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종합하면 러시아군 전투기는 성능과 규모에서 모두 미군에 필적하기 어렵다. 가장 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장 실전에서 보여준 활약은 부정적 의미에서 충격적이다.

러시아군 공습에도 가동된 우크라 방공·통신 체계

미 국방부가 집계한 러시아군 전투기 출격 횟수는 하루 150~300회에 이른다. 러시아군 전투기는 지상 목표물 공습을 주로 시행한다. 그러나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 미국이 보여준 정교한 공습에는 미치지 못한다.

러시아군의 미흡한 정보 능력은 공습 성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이나 지휘·통신 시스템을 파괴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통신망은 상당 부분 그대로 가동됐다.

전쟁이 길어지자, 러시아군 전투기는 미사일 대신 비유도 방식의 재래식 폭탄을 더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공습 역시 뚜렷한 목표가 없는 무차별 공습으로 바뀌었다. 러시아군 미사일은 자주 표적을 이탈했고 민간 주택가에 떨어져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투기와 지상부대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러시아 공군이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지상부대가 전투기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군을 효과적으로 격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러시아 지상군이 공중 지원 없이 단독으로 교전하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인다.

러시아군은 적잖은 헬기를 보유했지만, 자국 기갑부대를 제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러시아군은 세계 군사력 2위라는 이름에 걸맞은 입체화된 작전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보유 중인 유일한 항공모함이 정비 중이라 흑해에서 공습을 지원해주지 못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공습 작전은 전부 러시아 공군이 담당하고 있다. 공군은 키이우, 하르키우 공습에 주력하면서 서부 지역은 거의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바람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장비와 보급은 서부를 통해 끊임없이 전장에 투입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지 못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러시아군 4세대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에 의해 끊임없이 격추되고 있다.

미군의 FIM-92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영국의 스타스트릭 미사일은 러시아군 헬기를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러시아군 헬기가 추락을 면하려 미사일을 교란하는 섬광탄을 터뜨리며 이륙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중국 주하이(珠海) 에어쇼에 등장한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J-16 전투기. 2021.9.8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연합

소련·러시아 기술 훔쳐 만든 중국산 전투기

북한의 ICBM 미사일 기술이 소련의 미사일을 제작했던 우크라이나에서 이전받은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전투기 기술 역시 소련의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중국은 소련이 제공한 Mig-21 전투기를 통해 전투기 개발·정비 기술을 획득했다. 하지만, 소련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의 전투기 기술 발전은 즉각 중단됐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젠(J)-7, J-8 전투기는 Mig-21 전투기를 모방해 일부 개선한 기종이다. 중국은 J-10 전투기는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 라비와 매우 유사하다. 라비는 프랑스의 미라주 기술을 도입해 만든 전투기다.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가 들어선 후,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정상화해 Su-27 생산 라인을 도입했다. 그렇게 탄생한 전투기가 J-11이다.

중국은 이후 Su-30을 도입한 뒤 이를 모방해 J-16 전투기를 탄생시켰고, 이 전투기는 현재까지도 중국의 주력 전투기이며 150여 대 정도가 운용 중이다. 중국은 Su-35 전투기 24대를 구매했지만, 이 기종은 모방하지 않았다. 자국산 엔진 성능 문제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러시아의 항공기 엔진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자국산 엔진의 성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부 장비에서 러시아의 기술력을 앞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실전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 또한 핵심 부품은 서방에서 수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J-20 전투기는 미군의 F-22 전투기를 모방했지만, 양산되지 못하고 있다. 엔진 성능 미달 때문으로 추측된다. 미군은 중국 인민해방군 J-20 전투기가 공중전 전용이며 공습 능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항공모함 2척은 모두 러시아(소련) 항공모함의 모방품이다. 첫 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넘겨준 바랴그를 보수한 것이고, 다롄에서 건조한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자 자체 건조한 첫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도 러시아의 6만5천톤급 쿠즈네초프 항공모함을 모방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은 함재기인 J-15도 Su-33을 불법 복제해 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Su-33을 퇴역시키고 Mig-29K로 대체했다.

중국은 주력 전투기인 J-16 약 150대, Su-35 24대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현재 Su-35 97대, Su-30 110대, Su-34 12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현역 J-11의 수는 러시아의 Su-27을 앞질렀지만, 중국의 중요 전력에 포함되지 않고 퇴역 중에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폭격기와 공격기의 기술은 획득하지 못했으며, 소련의 초기 폭격기를 모방·개선하고 있을 뿐이다. 항공기 기술은 그만큼 종합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분야다.

미 공군이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 42대의 F-35A 전투기로 연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2.3.25 | 미 공군 제공

또한 중국은 러시아 공중 급유기의 기술을 획득하지 못했고 헬기만 모방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늘 러시아 공군 전력을 뛰어넘고 싶어 했다. 만약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계속 피해를 입는다면, 중국은 오랜 소망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민해방군을 통제하는 중국 공산당 군사위원회의 최종 목표는 미국을 따라잡아 세계 초강대국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러시아는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국과는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실은 공산당 지도부에 좌절감을 줄 수 있다. 공산주의 대국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위협을 느끼는 주변국의 군비 확충도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난감한 문제다.

일본은 방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55대의 F-15와 62대의 F-2 전투기를 보유한 일본 공중자위대가 미국에 주문한 147대의 F-35 전투기가 모두 인도될 경우 일본의 실제 공군력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