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 정부, 자국 자동차공유 1위 업체 디디추싱 왜 때렸나

2021년 7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9일

5억8천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최근 중국 당국의 사이버 보안 검열을 받았다. 당국은 보안을 이유로 디디추싱 앱을 모든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이 이 시점에 이런 초강수를 쓰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고, 디디추싱 배후에는 공산당 특권 계층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조치는 지난해 6월 당국이 내놓은 ‘인터넷(사이버)안보법’ 발효 이후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網信辦)이 처음으로 실시한 인터넷 보안 검열이다.

디디추싱이 심사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5일 “어떤 인터넷 거물도 국가보다 더 상세한 중국인 개인 정보를 가진 슈퍼 데이터베이스가 돼서는 안 되며, 그 데이터에 대한 임의적 사용권도 그들에게 줘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인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영향으로 디디추싱의 미국 주가는 6일 장 개시 전 30% 급락해 시가총액 1400억위안(약 25조)이 증발했다.

베이징 당국, 디디추싱 숙청으로 ‘일벌백계’

디디추싱에 대한 당국의 단속과 관련해 중국 시사평론가 화포(華頗)는 에포크타임스에 “디디추싱이 미국에 상장된 뒤 갑자기 감독 당국의 단속을 받게 되면서 이 회사 주식 시세가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 이 시점에 이번 단속은 의도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굉장히 악랄하다”고 했다.

그는 감독 당국이 이렇게 숙청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나는 디디추싱이 수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했는데 이 회사가 미국에 상장됐으니 많은 정보가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당국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당국이 일벌백계로 다른 회사들에 경고하는 것이다. 이들 인터넷 회사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관리들에게는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년 전 한 관리가 고속도로에서 카드를 긁자 대형 스크린에 잔액 수천만 위안이 떴다. 공산당 관리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은 당국으로서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미국 상하원은 작년 12월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외국회사문책법’(The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방문 조사, 회계 자료 제출 등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독에 응해야 하고, 만약 거부하면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이 법은 모든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미국 감독당국이 감사 서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장사 중 중국 회사가 90% 이상 차지한다. 반면 중국 당국은 ‘국가 기밀, 정보 보안’을 이유로 중국 회사가 감사 원고 등 서류를 외국 기관이나 개인에게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상장 며칠 만에 앱이 중공 감독 당국으로부터 삭제돼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를 입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몇몇 로펌은 투자자들을 대표해 디디추싱을 상대로 투자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집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디디추싱 단속, 장쩌민-시진핑 간 파벌 투쟁 신호”

중국 금융리서치 업체인 차이나벤처스(CVSource)에 따르면 2015년 이후 20개 가까운 국가자본(國資) 배경의 투자자들이 디디추싱에 투자하고 있다. 교통은행, 자오상은행, 바오리(保利)자본, 중국생명보험(中國人壽), 중진지아즈(中金甲子), 중신(中信)자본, 중국핑안보험(中國平安) 등 ‘국가대표’급 거물들로, 이들의 배후에는 하나 또는 여러 권세가 가문이 있다.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가 한창 다투던 시절, 디디추싱은 정부가 장악한 은행, 보험회사, 증권사, 산업자본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시장 독과점 지위를 차지했다.

디디추싱 주주 중 전 공산당 총서기 ‘장쩌민파’ 태자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한 언론은 디디추싱에 대한 갑작스러운 단속은 시진핑-장쩌민 두 파벌이 다시 한번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시사평론가 화포(華頗)는 디디추싱의 배후에도 특권 계층이 있어 이들이 미국 상장을 통해 자산을 빼돌리고 돈세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중국 권력자의 자산 운영은 한 층의 대리인만이 아니라 층층의 대리인들이 있다. 그 안의 겹겹의 흑막은 일반 백성들이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중국 비즈니스 환경 어렵다는 사실 반영”

지난 6일 환구시보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보완해야 한다’는 논평을 실었다. 논평은 이번 보안 검열이 중국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의 막을 올렸으며 중국 인터넷의 가장 심층부에 있던 난치병을 건드렸다고 했다. 야만적인 성장 상태를 끝내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화포는 “봄에 강물이 풀리는 건 오리가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며 이렇게나 많은 자본이 이상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하지만 당국이 항상 밸브를 잠그고 있는 것은 자본이 흘러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7.1 공산당 창건 기념일에 수많은 재계 거물이 톈안먼에 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무사하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어쩌면 처참하게 추락할 수도 있다. 현재 중국은 사유재산 재조정에 직면해 있다. 서민들은 이미 반란을 일으킬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장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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