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캘리포니아 VS ‘개방’ 플로리다…코로나 1년, 방역 성적은 무승부

이현주
2021년 3월 16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6일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산 기세로 미국 최초 셧다운(봉쇄) 조치를 지시한 지 거의 1년이 지났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실내 식사 및 기타 활동은 상당히 제한돼 있으며, 디즈니랜드는 역시 문을 닫은 상태다.

플로리다주는 활동에 대한 정부의 제한이 없다. 공화당 소속인 플로리다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자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식당과 카페는 영업을 하고, 각급 학교는 부분적으로 대면수업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는 지난해 7월 재개장해 현재까지 성업 중이다.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고 전면적 봉쇄를 단행한 캘리포니아는 마땅히 코로나19 방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는 그렇지 못했다. 완전히 상반되는 방역 대책을 시행했는데도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의 코로나19 발병률은 거의 동일했다.

이 같은 예상 밖 결과에 대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건강안전보장센터의 아메쉬 아달자(Amesh Adalja) 박사는 “전문가들도 궁금한 중요한 질문”이라며 “어떤 공공 보건 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조치가 역효과나 무시해도 좋을 만한 효과를 냈을까?”라고 반문했다.

식당 실내 식사와 같은 단체 활동을 제한하거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전면적으로 개입한 지역이 그렇게 하지 않은 도시보다 항상 방역 성과가 더 나은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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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보호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일하고 있다. | Lynne Sladky/AP, File 연합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모두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주민 10만 명당 감염자수는 약 8,900명으로 거의 같았다. 미국 내 사망률 순위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플로리다가 27위였고, 캘리포니아가 28위였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코네티컷과 사우스다코타 역시 대조적인 방역 정책의 결과를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다.

민주당 소속 코네티컷 주지사인 네드 러몬트는 사망자가 급증하자 지난 1년간 주 전역에 걸쳐 제한명령을 지속적으로 내렸다. 공화당 소속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인 크리스티 노엠(Kristi Noem)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러몬트 주지사는 관광객 방문 금지를 명령했지만, 노엠 주지사는 오히려 5백만 달러 규모의 캠페인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앞장섰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서부 전역에 퍼졌다고 말했다.

두 주지사 모두 자신의 조치가 자기 지역 상황에 근거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엠 주지사는 최근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공공 의료정책은 국민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복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몬트 주지사는 오는 19일부터 소매점, 식당, 기타 시설 이용 인원 제한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술집들은 여전히 문을 닫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러몬트 주지사는 최근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다른 주들을 언급하면서 “여긴 텍사스가 아니며, 미시시피도 아니다. 이곳은 코네티컷주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백신 접종의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American Conservative Union Holds Annual Conference In Florida
지난달 27일 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연설 중인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 Joe Raedle/Getty Images

코로나19 환자가 전국적으로 감소하면서 최근 2주간 절반이 넘는 주 정부들이 인원 제한 종료 또는 지침 완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AP통신 집계가 나왔다.

메릴랜드와 오클라호마는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제한 조치를 완화했으며, 미시간과 미네소타, 뉴저지, 뉴욕, 와이오밍은 다음 주에 제한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다.

거의 모든 주지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조치를 자화자찬했지만, 비평가들은 그들의 방식이 너무 엄격하거나 너무 느슨했다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는 디즈니랜드가 다음 달 말 영업을 재개하면 4월에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공화당 의원들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지친 주민 2백만 명의 서명을 받아내며 뉴섬 주지사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공립학교들의 오랜 휴교와 늦어지는 대면수업 재개도 뉴섬 주지사에게 부담이다.

그는 지난주 다저스 구장에서 연설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선두 주자”라고 주장했지만 야구장 관중석은 빈 곳이 많아 썰렁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팬데믹 초기부터 과학과 데이터를 신뢰했고, 우리는 그 순간을 마주했다”면서 “우리는 단지 소수의 반대론자와 종말론자 때문에 행동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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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격려하고 있다. | Joseph Prezioso/AFP via Getty Images 연합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국정연설을 통해 “플로리다가 다른 주보다 훨씬 더 나은 이유는 기업과 학교가 열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으며, 올해 초에는 캘리포니아보다 현저히 낮은 비율을 보였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다른 주들이 최근 몇 달동안 사람들을 계속 격리하는 동안 오히려 플로리다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줬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봉쇄를 완화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미주리는 마스크 강제 착용 명령을 철회하고 지난 6월에는 영업 제한 조치를 종료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률은 캘리포니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대도시 지역은 마스크 강제 착용을 유지 중이다.

공공 보건 전문가들은 주지사의 명령과는 별개로 개인의 선택에 따라 방역 성과가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 토마스 차이 부교수는 “지침이 완화된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더 주의하는 경우도 나타났다”면서 “정부가 엄격하게 방역을 집행하는 지역에서는 공공장소에서는 대개 지침이 잘 준수되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오히려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아달자 박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녀는 “친적 집 방문이나 친구 모임을 금지하는 엄격한 정책은 마약이나 성병 퇴치를 위해 금욕을 강요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일부는 따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든 자기 뜻대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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