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홍콩 입법회 선거제도 개정 시도

이윤정
2021년 1월 15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5일

홍콩 경찰이 지난주 민주파 인사 50여 명을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베이징에서도 민주파의 역량 회복을 막기 위해 더욱 강경한 조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지난 6일 빈과일보 등 언론사 사주를 포함해 범민주 진영 인사 53명을 홍콩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해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예비선거’를 조직하거나 참가한 사람들이며 국가안전법상 국가 전복 혐의가 적용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 중공 고위관리 두 명의 말을 인용해 “홍콩에서의 대규모 체포는 민주파의 목소리를 제거하고 홍콩이 1년 반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베이징이 추진하는 정책의 일환”이라며 “베이징에서도 민주파 역량 회복을 막기 위해 더욱 강경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베이징은 민주파의 영향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홍콩입법회 선거제도를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2019년 6월 시작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중국 공산당이 1989년 6월 4일 톈안먼 사태 이후 맞닥뜨린 최대 규모의 민중 저항이었다. 

이들은 “중공 당국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참아왔다”며 “문제를 분명하게 정리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계 캐나다 작가인 성쉐(盛雪)는 “중공은 홍콩이 반환된 날부터 홍콩이 자치를 누리게 할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성쉐는 “중공이 홍콩에서 민주파를 철저히 소탕하려고 하는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너무 서두르면 홍콩을 놀라게 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라며 “지금 시진핑은 인내심이 없으며 그가 가장 빠른 속도, 가장 강경한 수단으로 홍콩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두 명의 중공 고위 관리는 모두 홍콩에서 오래 근무한 적이 있고 베이징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직 베이징에서 최종 결정한 방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중 한 명은 “전염병 상황을 빌미로 연기됐던 홍콩입법회 선거가 베이징의 이른바 ‘개혁’을 앞두고 다시 연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한 바 있다. 

그는 “베이징은 홍콩 시민들이 계속 민주파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 경우, 민주파가 여전히 입법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공 관리들은 홍콩의 정치 구조에 존재하는 이른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선거 제도를 바꿀지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명은 “홍콩 정치 체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놓고 고위층 회의가 열린 적이 있다”며 “그 자리에서 2022년 하반기 홍콩 특별행정장관 선거위원회에서 민주파의 영향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번의 이른바 ‘개혁’은 정치 기반 전체를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입법회 선거는 오는 9월 5일 열릴 예정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대변인은 “당국은 공개적이고 공평하며 성실한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전자 투표를 실시하고 중국 본토에 투∙개표소를 설치해 그곳에서 유권자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성쉐는 “공개적이고 공평하며 성실한 투표를 보장하는 것과 민주파를 약화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개정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게 들리지만, 이것이 중공의 일관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공이 홍콩에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공평하고 공개적인 선거 제도를 만들겠다고 한 것은  그때가 되면 모두 중공을 대신해 말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공이 개최하는 양회에서 누군가가 발언하더라도 명의만 있고 실권은 없는 것처럼  중공은 하나의 절차를 밟는 것뿐이며 반대 의견은 감히 말할 수 없다. 중공은 홍콩도 이렇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홍콩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민주파 구의원 수백 명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고 공무원들이 베이징에 충성하도록 체계적으로 강화하며 민주파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고 국가안전법을 토대로 인터넷과 매체를 검열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재미 시사평론가 란수(藍述)는 “중공은 고압적인 국가안전법 형식으로 홍콩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탄압했다. 이런 방식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산과 같은 홍콩 사회를 해결할 수 없다. 민의는 억누를수록 더 폭발한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홍콩 민의연구소의 지난 연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콩 시민의 정치,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모두 마이너스로, 1992년 이래 가장 낮았다. 캐리람 장관의 지지율은 18%, 홍콩 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1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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