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전운 감도는 베이징..시진핑, 난제 산적

홍콩시위, 대만문제, 미중무역전쟁 등 현안 두고 파벌 간 치열한 암투 전망
Li Muyang, China News Team
2019년 7월 27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7일

중국 전·현직 지도부 비밀회동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13일부터 한 달여 베이징 시내 교통 통제에 들어갔다.

회의가 열리는 허베이성 해변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 주변에 대한 강도 높은 안전점검도 실시한다.

중국 관영언론은 허베이성 당위원회가 전담팀을 편성해 베이다이허가 위치한 친황다오市에 대한 특별점검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중국 수뇌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순한 보안강화가 아닌 공산당 내부 불안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중요 행사인 4중전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당이 정상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며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내부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기에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미 중국인권단체 공민역량(公民力量) 양젠리 대표는 4중전회가 아예 열리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내놨다. 4중전회는 당건설을 논의하는 회의로 권력서열 정리가 이뤄진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권력 변동을 우려해 회의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시 주석이 최고권력자이긴 하지만, 집단지도체제인 중국 공산당에서는 파벌끼리 신호를 주고받아 순식간에 정치판도를 뒤집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시 주석이 아예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게 양 대표의 분석이다.

시 주석은 최근 고위층 회의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당 중앙위원회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을 강조했다. ‘나쁜 관리’에 대해서도 사례를 들어가며 비판했다. 내부 다지기에 나선 모양새다.

정치 평론가 천포쿵(陳破空)은 회의에서 나타난 미세한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7월 두 차례 회의는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가 주관하고 시 주석이 발언했다.

고위층 회의는 국무원 총리(행정부 수장)가 주관하고, 총서기(공산당 수장)가 연설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최근 회의에서는 리커창(李克强)총리 대신 왕 서기가 회의를 주관했다. 당과 정부가 함께 이끄는 게 아니라 당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형세가 됐다.

중국정치 평론가 천포쿵은 “현재 중국이 당과 정부가 이끄는 이원 체제가 아니라 당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체제임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개혁개방 40년 동안 이룬 모든 것을 뒤엎고 마오쩌둥 시대의 정치제일주의(政治掛帥)로 돌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가운데 손 흔드는 인물이 시진핑 중국 주석) | WANG ZHAO/AFP/Getty Images

 

시진핑, 6월 군 장성들 진급 단행..“군 통제권 강화 포석”

공산당 당내 파벌 간 합의가 원활하지 않다는 신호는 최근의 군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시 주석은 지난해 ‘8·1 건군절’에 앞서 상장(上將·대장급) 진급을 시행하지 않았다. 이례적인 조치였다.

반면, 중국 공식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이후 인민해방군 육·해·공·로켓군에서 중장(中將) 16명과 소장(少將) 53명 진급이 단행됐다.

중국 민주화 단체인 중국인권민주주의 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말 상장 진급대상 군 장성은 4명이었지만, 결국 이들의 진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군내 서열 1·2위였던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 부주석 부패사건의 여파로 연루된 군 장성 120명이 조사를 받은 게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천포쿵은 “(베이다이허가 가까운) 6월 군 승진 인사는 집권 7년 차에도 쿠데타를 우려할 만큼 (시진핑의) 권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다이허 회의 관전포인트 ‘3대 의제’

베이다이허 회의는 역대로 고위층 간 권력암투의 중요한 장이었다.

올해에도 주요 요직에 자기편 인물을 앉히려는 파벌 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는 세 가지 핵심 쟁점을 꼽았다.

하나는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다. 홍콩 시위는 시진핑 취임 이후 최대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수뇌부는 본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소식 차단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SNS 시대에 완전한 차단은 역부족이었을 터다.

죽음을 불사한 홍콩인들의 집단 항쟁을 본토 사람들이 따라 배운다면 중국 수뇌부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내부 입장 정리가 시급해 보인다.

다른 하나는 여야 한 목소리로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있는 대만 문제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에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해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차이잉원(蔡英文) 중화민국 총통은 “받아들 수 없다”고 강경 대처했고, 그 결과 차이잉원 정부 지지율이 급등했다.

여기에 홍콩 시위가 확산되면서 대만 여론도 일국양제 거부로 쏠리고 있다.

대선 유력주자들 역시 일국양제 거부를 공개 천명하는 가운데, 친중국 성향인 국민당 대선 후보마저 일국양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시진핑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미중무역 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하락세다.

5월 초 미·중 무역 합의가 결렬되자 미국은 2000억 달러(235조원)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25% 적용했다.

또한 3000억 달러(353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지난 오사카 G20에서 미중정상회담 이후 유예한 상태다.

시 주석이 미국의 요구에 따른다면, 반대 파벌로부터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공격을 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과 계속 무역전쟁을 벌이자니 경제체력이 뒷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6.2%로 2분기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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