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페이스북에 폭스뉴스 간판 앵커 검열 지시”

톰 오지메크
2023년 01월 10일 오후 4:00 업데이트: 2023년 01월 10일 오후 4:03

미국 루이지애나 검찰총장, 내부 문건 공개
바이든 행정부·빅테크 상대로 한 소송 일환

백악관이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의 “(코로나19 백신은) 효과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 검열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됐다. 터커 칼슨은 미국 내 보수 성향 언론사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제프 랜드리 미 루이지애나주 법무부 장관 겸 검찰총장은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롭 플래허티 백악관 디지털전략국장은 페이스북에 터커 칼슨 검열을 지시한다”는 글과 함께 플래허티 국장과 페이스북 관계자 간 이메일 교환 내용 문서를 공유했다.

공개된 문서 속 플래허티 국장은 익명의 페이스북 관계자에게 “오늘 누리꾼들이 제일 많이 본 백신 관련 게시글은 터커 칼슨이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게시글이다”라고 쓴 이메일을 전송했다.

플래허티 국장은 이어 “이게 바로 내가 ‘축소(Reduction)’가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은 이유다”라며 “‘축소’가 터커 칼슨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대중의 심리를 부추기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게 진짜 ‘축소’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플래허티 국장의 요구에 대한 조치로 페이스북 관계자는 “지금 실행 중”이라는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본지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폭스뉴스, 백악관 등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롭 플래허티 백악관 디지털전략국장과 페이스북 관계자가 주고 받은 메일 일부 | 미국 루이지애나주 검찰총장 공식 트위터 캡처

정부가 빅테크와 공모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

앞서 지난해 5월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 에릭 슈미트 당시 미주리주 법무장관은 백악관이 빅테크와 결탁해 부정적인 뉴스를 검열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혐의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슈미트 당시 법무장관은 이후 미국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며 공석이 된 미주리주 법무장관으로 앤드류 베일리가 신임했다. 행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도 베일리 현 법무장관이 이어가게 됐다.

슈미트의 뒤를 이은 베일리 법무장관은 이달 초 취임 선서를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빅테크 기업들과 공모해 자신들과 다른 관점을 검열하고 진실을 ‘가짜 뉴스’라고 몰아 침묵시켰다는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베일리 법무장관은 이와 함께 클라크 험프리 백악관 코로나19 디지털국장의 이메일 캡처본을 공유했다. 트위터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험프리 국장은 “행크 아론 관련 잘못된 정보를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야구선수 행크 아론은 지난 2021년 1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알리겠다며 공개 접종을 한 뒤 18일 만에 사망한 인물이다.

험프리 국장은 해당 지시 외에도 “이런 종류에 속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주시하라”는 지시를 남겼다.

이에 본지는 트위터에 논평 요청을 한 상태다.

“진실은 더 이상 백악관에게 중요하지 않다”

베일리 법무장관은 또한 미 정부가 검열을 위해 빅테크 기업과 공모했음을 시사하는 다른 여러 메시지의 캡처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백악관이 빅테크를 상대로 “우리 미국의 백신 접종 기피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지 말라”며 코로나19 백신 관련 조치를 요구하는 지시사항 등이 담겼다.

베일리 법무장관은 “이 같은 이메일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빅테크와 결탁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 노골적인 공격에 대해 계속해서 맞서 싸워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소송에서 특히 쟁점이 될 사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소유했던 노트북 관련 의혹이다. 소송을 제기한 루이지애나주와 미주리주는 바이든 행정부가 메타·트위터·유튜브 등에서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관련 의혹을 ‘가짜 뉴스’로 몰아 공격, 검열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0년 10월 처음 언론에 보도된 해당 의혹은 헌터 바이든이 한 컴퓨터 수리점에 자신의 노트북을 맡기면서 불거졌다. 노트북에는 불법 해외 사업 거래와 관련된 정보들이 저장돼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기가 무섭게 트위터는 이를 ‘잠재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분류하고 차단했다.

공화당, ‘연방정부 무기화’ 조사

이런 상황 속 하원의장 선출에 성공한 공화당은 미 연방기관과 민간기업 간 유착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공약, 이른바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원은 오는 9일 118대 하원 운영 규칙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하원 법사위 내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포함됐다.

연방정부 무기화 특위는 지난달 트위터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소위 ‘트위터 파일’을 폭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머스크가 공개한 트위터 파일은 트위터가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을 보도한 기사 공유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을 담은 파일이다. 이 과정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화당은 FBI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차기 법사위원장에 내정된 짐 조던 의원은 처치 위원회(Church Committee)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1970년대 미 상원에서 구성한 처치 위원회는 FBI와 미 중앙정보국(CIA)의 미국민 대상 무차별 도청, 세뇌 및 고문 행위를 구체적으로 조사, 규명하고 제도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조직이었다. 조던 의원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FBI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

조던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의혹들을 제대로 따져보기 위해 처치 위원회 스타일의 위원회 구성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