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계속 맞는데 오미크론 왜 걸릴까…英 연구진 ‘사이언스’ 논문서 규명

이미령
2022년 08월 5일 오후 1:11 업데이트: 2022년 08월 5일 오후 1:12

첫 감염 바이러스에 면역 형태 결정되는 ‘면역 각인’ 현상
현재 쓰이는 코로나19 백신, 초기 우한 버전 바이러스 사용
면역체계, 백신 맞을수록 특정한 변이만 ‘각인’ 깊어져
‘비슷하지만 다른’ 변종에 대응 약해져…“오미크론 확산 원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우한 초기 버전에 감염된 후 백신을 여러 차례 접종한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영국의 연구중심 명문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감염병 전문가 캐서린 J. 레이놀즈 박사팀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는 ‘면역 각인'(immune imprinting)으로 불리는 현상이 원인이다.

연구팀은 2020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 버전(Wuhan Hu-1)에 감염됐다가 백신과 부스터샷을 접종한 영국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알파, 델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또한 코로나19(우한 초기 버전 포함)에 한 번도 감염되지 않았지만 백신과 부스터샷(1차)을 모두 접종한 사람들도 대조군으로 비교했다.

이 연구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백신 접종률이 상당 수준으로 높아졌는데도 오히려 재확산과 잦은 재감염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해 해결책을 찾기 위한 취지로 수행됐다.

이에 따르면 우한 초기 버전에 감염된 후 3차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면역 각인에 의해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력이 거의 향상되지 않았다.

또한 감염 이력 없이 백신을 3회 접종한 사람들도 교차 면역반응에 의해 알파·델타에 대한 면역력은 높아졌지만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취약했다.

과학자이자 의사인 로버트 말론 박사(MD)는 에포크TV에 이 연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부스터샷까지 2회 맞았는데 오미크론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거나 중증으로 사망하게 되는 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공 바이러스(뒤)와 스파이크 단백질(앞)의 3D모델 | NIAID/RML

오래된 바이러스주를 이용한 백신의 한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 개발에 기여한 말론 박사는 영국 연구팀이 추가 접종을 받아도 오미크론 면역력이 향상되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한 ‘면역 각인’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면역 각인’은 처음 감염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면역반응이 다르게 형성되는 현상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체 ‘스파이크 단백질’의 형태에 맞춰 면역 패턴을 형성한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들이 중공 바이러스(사스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우한 초기 버전, 그중에서도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하나만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말론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그 바이러스나 혹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약간의 변형으로 성질이 달라지더라도,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여전히 예전 바이러스로 여기고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이 기반으로 하는, 우한에서 발견된 원래 바이러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감염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말론 박사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주(strain)를 기반으로 한 백신을 반복적으로 접종하면, 면역체계는 백신을 통해 전달되는 항원(바이러스)에만 점점 더 초점을 맞추고 조금 다른 것은 모두 무시하도록 훈련된다”고 설명했다.

말론 박사는 이러한 주장이 자신만의 견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 최고의 연구소에서 면역 각인을 연구한 논문들이 나오고 있으며, 동료들의 평가를 거쳐 <사이언스> 같은 세계적 학술지에 하나씩 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백신학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현상이 알려져 있었지만, 언급이 금기시되고 있었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논의하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가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1.21 | Mario Tama/Getty Images

“백신 안 맞은 사람들이 사회 위협?…아니다”

말론 박사는 <네이처>에 실린 또 다른 논문을 인용해 바이러스의 진화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백신을 여러 차례 접종하면서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들에게서 일어나고 있으며,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한 사람들의 약 30%가 재감염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한) 다수의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상반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말론 박사는 동료 연구자들의 검증 단계에 있어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카타르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해 생성된 자연면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면역을 포함해 최소 14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은 수개월 정도만 지속된다”고 말했다.

말론 박사는 자연 면역이 더 다양한 변이에 대처할 수 있는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람은 원래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면역 각인을 지나치게 많이 겪지 않았다면 해당 바이러스의 모든 종류 단백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약간 변이를 일으키더라도 충분한 중화항체를 생성해 대처하는 것이 자연면역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말론 박사는 “단일 항원을 이용한 백신들의 문제점은 전체 바이러스가 아니라 한 가지에만 특정해 여러분의 모든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도상국이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 대부분이 코로나19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역설이 이를 방증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티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4%에 그치지만, 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73명으로 지금까지 코로나19 전체 사망자는 838명이다.

접종률 32%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100만 명당 1717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약 10만2천 명이다.

인구 75%가 접종한 영국은 사망률이 100만 명당 2736명으로 지금까지 18만4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미국은 접종률 67%, 사망률은 100만 명당 3058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10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영국 런던에서 코로나 백신 임상실험을 위해 주사를 맞고 있는 자원 봉사자 | AP=연합뉴스

백신 부작용 사례, 더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말론 박사는 mRNA 백신의 또 다른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RNA는 불안정한 물질이기에 체내에 들어가면 짧은 시간 안에 없어지지만, mRNA 백신에 들어 있는 변형된 RNA는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 “최소 60일 이상 지속되며 접종 부위 주변에 달라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 후 첫 2주 이내에 백신부작용보고시스템(VAERS)에 보고된 백신 반응과 질병에 대해서만 검토한다고 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VAERS가 자발적 보고로 운영되며, 이곳에 등록된 ‘이상사례’가 반드시 백신에 의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백신 안전 문제와 관련된 비정상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 패턴을 탐지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밝히고 있다.

말론 박사는 “백신은 자연 감염보다 더 많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실 독소다. 이는 감염 자체보다 백신에서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1만7천 명이 넘는 의사와 과학자들이 유전자 백신(mRNA 백신) 사용을 철회해야 한다고 서명했다면서 “이 유전자 백신들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엘라 키에틀린스카, 조슈아 필립스,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