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해산물에 ‘mRNA 백신접종’…전문의 “부작용 우려”

메간 레드쇼(Megan Redshaw)
2023년 09월 26일 오후 2:56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전 10:12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식품 산업에 적용됨에 따라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백신 개발·제조업체 및 생명공학 기업이 소고기, 돼지고기, 새우 등의 식품에 mRNA 유전자 치료 기술을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인 비아쿠아 테라퓨틱스는 리보핵산 간섭(RNAi) 기반의 ‘새우 전용’ 백신 제품을 개발했다. RNAi는 RNA가 유전자 발현에 간섭해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작용을 일컫는다.

비아쿠아 테라퓨틱스는 이 백신을 양식 새우에 주입해 새우의 바이러스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써 양식 새우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아쿠아 테라퓨틱스 측은 “새우 양식장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흰반점증후군이다. 이 바이러스 전염병은 매년 전 세계 양식 새우 생산량의 15%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흰반점증후군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하도록 설계된 백신이 사료보충제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라며 “RNA 입자가 새우의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아쿠아 테라퓨틱스의 최고경영자인 샤이 우파즈는 “양식 새우용 경구(經口) 백신은 양식장의 관리 비용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새우 생산량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2022년 실시된 개념증명 연구에 따르면, 이 백신은 흰반점증후군 관련 실험에서 약 80%의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새우의 유전자 발현 억제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 백신을 접종한 새우를 인간이 섭취했을 때 예상되는 영향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비아쿠아 테라퓨틱스는 2024년부터 인도의 새우 양식장에 새우용 경구 백신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용 mRNA 백신

동물 전용 mRNA 백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젠백스 테크놀로지스는 2022년 미국 농무부와 협력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예방하기 위한 자가증폭 RNA(saRNA)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식량농업연구재단으로부터 약 14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제 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신’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saRNA 기술은 지질나노입자를 통해 saRNA를 캡슐화(化)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saRNA를 미세한 지방 거품으로 감싸 보호함으로써 세포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전달된 saRNA가 세포 내로 흡수되면 병원체에 대한 돼지의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게 젠백스 측의 주장이다.

코로나19 mRNA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 연합뉴스

돼지용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든 업체는 또 있다.

2018년 독일의 과학기술기업인 머크 그룹은 “돼지인플루엔자바이러스, 돼지써코바이러스, 돼지로타바이러스 등에 대한 맞춤형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플랫폼인 ‘세퀴비티’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머크 그룹에 따르면 세퀴비티는 전자적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RNA 입자를 제작한다. 이 RNA 입자를 동물에게 주입할 경우 항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코로나19 백신이 인체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머크 그룹은 “RNA 입자 기술을 통해 단 8~12주 만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돼지 독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백신을 접종한 돼지를 섭취하는 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동물용 mRNA 백신의 위험성

미국축산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육우(肉牛)에 mRNA 백신을 접종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육우에 mRNA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고기가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목축업자행동법률기금연합(R-CALF USA)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만나 육우의 mRNA 백신 접종에 대해 논의했다.

R-CALF USA의 동물건강위원회 의장이자 수의사인 맥스 쏜즈베리는 “동물에게 mRNA를 주입할 경우 그 동물로부터 나온 육류 및 유제품에서 mRNA가 그대로 발견되고, 이것이 사람에게까지 옮겨질 수 있음이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물용 mRNA 백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및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정부는 동물용 mRNA 백신을 접종했거나 접종할 계획이 있는 국가로부터 소고기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쏜즈베리는 “이런 이유로 ‘원산지 표시 의무화(MCOOL)’가 시급하다. 소비자에게는 mRNA 백신을 접종한 육류를 소비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역설했다.

R-CALF USA의 대표인 빌 불라드는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 연구진은 소합포성폐염바이러스에 대한 육우용 mRNA 백신을 실험하려는 프로젝트 계획을 미국 농무부에 제출했다”고 알렸다.

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6년에 육우를 대상으로 mRNA 관련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연구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육우의 mRNA 백신 접종을 허가받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정부와 제약회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