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 원칙, 어떻게 수립됐나…제임스타운의 교훈

2021년 7월 17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18일

[미국 건국의 원칙 – 2] 1607년 영국인들이 금을 찾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첫 이민 길에 올랐다.

콜럼버스를 따라 아메리카에 금을 찾으러 온 영국 개척민들은 현재 버지니아주의 제임스타운(Jamestown)에 정착했다. 그러나 이들은 겨울이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말과 쥐, 심지어 가죽으로 만든 구두까지 삶아 먹을 정도로 살기가 어려웠다.

기대했던 금은커녕 먹을 것도 없는 형편인데도 이민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그렇게 7년 동안 몰려든 9천여명 중 대다수가 굶어 죽고 겨우 1천여명만이 생존했다.

당시 영국은 아메리카 외에도 전 세계에 수많은 식민지를 두고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아메리카로 이주한 영국인들의 삶만 궁핍했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큰 문제점이 2가지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원시적인 농기구로 인한 낮은 생산력, 다른 하나는 사회제도였는데 이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었다.

제임스타운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농기구와 사냥용 총을 공용으로 사용했는데, 마을 창고를 짓고 공용물품을 보관했으며 그날 수확한 식량도 이 창고에 보관했다.

문제는 생업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민자들의 생업은 농사, 집 짓기 혹은 금 찾기였는데 시간이 지나자 농사꾼과 건축 인력도 몰래 금 찾기에 매달렸다. 실은 모두들 횡재의 꿈을 가지고 모여들었던 데다 창고에는 어쨌든 누군가 수확한 식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다들 금만 찾고 농사는 아무도 짓지 않으려 했다. 결국 겨울이 되면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그러던 중, 1614년 영국 해군 사령관이었던 토마스 데일(Thomas Dale)이 버지니아 식민지 총독으로 부임했다. 엄격한 질서를 중요하게 여겼던 그는 제임스타운 재건을 위해 의회를 소집하고 매년 겨울 일정량의 옥수수 알곡 2통을 내는 것을 조건으로 모든 이에게 3에이커(1만2천㎡)의 땅을 분배했다.

자기 소유의 토지가 생기자 경작자들은 모두 성실히 농사를 지었다. 옥수수 알곡 2통만 납부하면 남는 생산물은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후 제임스타운에서는 더는 사람이 굶어 죽는 일이 생기지 않게 됐다.

이는 미국 건국 초기 일화 중 하나다. 개인에게 재산을 소유하도록 하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의 헌법을 만든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러한 사건들을 알고 있었고, 역사와 실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후손들이 살아갈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원칙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했다. 그리고 고민의 결실을 미국 헌법에 담았다. 미국 헌법에는 개인의 재산 보유(사유재산)와 자유를 명확히 보호하는 조문들이 실려 있다.

초기 미국 헌법은 4쪽 분량에 불과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제임스타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예를 들어 ‘개인의 재산 보유를 인정하고 보호한다’는 문장의 표면적 의미만으로는 그 문장 이면에 담긴 사상의 배경을 깊게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의 헌법 연구가로 명성을 날린 학자 고(故) 클리온 스카우슨도 같은 고민을 가졌다. 지난 1회에서는 미국 헌법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 그가 어떻게 미국 헌법을 분석한 책 ‘5000년의 도약(The 5000 Year Leap)’을 쓰게 됐는지와, 이 책에서 미국 헌법을 통해 미국 건국원칙을 28가지로 정리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 연재물에서는 28가지의 원칙들을 매회 하나씩 소개한다. 각 원칙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미국 하면 떠올리는 어떤 공통점이거나 일상 대화에서 언급하는 특징처럼 두루뭉술하거나 피상적인 것이 아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철저하게 고민하고 헌법에 담아 넣은 미국의 진짜 근본이다.

그러나 미국 헌법에서 원칙들을 명확하게 밝혀 놓은 것은 아니다. 이 원칙들은 스카우슨이 헌법과 제정 배경을 연구하면서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이 원칙들을 찾았을까? 그의 아들인 폴 스카우슨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읽었던 모든 서적, 그들이 쓴 모든 원고와 편지, 그리고 그들의 헌법 제정 과정을 기록한 모든 사료를 숙독했다”고 설명했다.

스카우슨 교수는 “아버지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칙 28개를 발견했고, 이후에도 이 원칙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버지의 책 ‘5000년의 도약(부제: 세상을 바꾼 28가지 위대한 아이디어)’은 이렇게 나온 것이다”라고 밝혔다.

1787년 5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필라델피아에서 4개월 동안 제헌회의를 열었다. 이른바 필라델피아 제헌회의다.

회의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다. 다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사촌지간인 사무엘 애덤스와 존 애덤스는 둘 다 궁핍해 빚을 내 회의에 참석했다.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제임스 매디슨도 돈을 빌려 회의에 참석했다.

때마침 여름이라 필라델피아는 더워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비밀 유지를 위해 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인류 역사상 최초의 성문헌법인 ‘미합중국 헌법’이 통과됐다. 헌법 제정 2년 뒤부터 급속히 시작된 평화와 번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미국 헌법을 이해하는 큰 배경이다.

폴 스카우슨 교수는 “미국 헌법은 4개월의 회의 기간, 50여명이 천재적인 발상을 쏟아내 만든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헌법에 담긴 모든 사상의 핵심은 역사적으로 이미 존재했던 것이며, 이스라엘·아테네·로마·영국·프랑스의 선현들에게서 나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미국 헌법을 만드는 과정은 “옛 선현들의 생각을 집대성하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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