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100인 이상 사업장에 백신 의무화…8400만명 대상

하석원
2021년 11월 5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5일

바이든 행정부가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에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 규정은 미국 민간기업 직원 8400만명에게 적용된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4일(현지시각) 100인 이상 직원이 근무하는 사업장을 둔 모든 민간 기업에 내년 1월 4일까지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라고 명령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직원들은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 증빙서를 제출해야 하며, 업무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면 이 의무에서 면제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위반 사례마다 건당 1만4천달러(약 1660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다만 종교적 사유나 건강상의 이유가 인정될 경우, 접종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나 절차에 따른 신청과 심사를 통한 승인이 요구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함께 고령자·저소득층 대상 의료보장제도(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통해 정부 기금을 지원받는 요양원, 병원 등 시설에 근무하는 1700만명에 대해서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이들 의료시설 종사자는 모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대안 선택이 허용되지 않는다. 종교적 사유나 건강상의 이유에 따른 면제는 가능하다.

앞서 지난 9월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연방 공무원과 정부 계약업체 직원, 군인을 대상으로 백신 의무화를 명령한 바 있다. 이번에 100인 이상 사업장을 둔 모든 민간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당초 이 조치는 마감시한을 12월 8일로 예정했었으나, 기업과 직원들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1월 4일로 약 한 달가량 늦췄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백신 의무화 조치를 최대한 쉽게 이행하고 모든 근로자가 준수할 수 있게 하려고 시기를 조율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접종 완료 시한을 늦춰달라는 기업들의 요청 서한도 관계 부처에 여러 차례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청은 근로자가 “중대한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될 때, 긴급 비상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관련법에 따라 이번 백신 의무화 규정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결정하고 접종 여부를 기록하며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입원치료 및 사망 사례를 산업안전보건청에 보고해야 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청은 더 작은 규모의 사업장으로도 같은 조치를 확대할 수 있는지 여론을 수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은 이날 산업안전보건청의 명령이 관련법에서 허용한 권한을 넘어서지 않았으며, 중대한 보건·산업안전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들을 보호하도록 한 법 규정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검사 등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한 주(州)정부 법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주정부 차원에서 거부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주지사와 법무장관들은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1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 내의 모든 기업에 직원이나 이용객에게 백신 접종이나 접종 증명서 제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발효시킨 바 있다.

또한 플로리다를 필두로 텍사스를 포함해 총 19개 주에서 연방 공무원과 정부 계약업체 직원들에게 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한 바이든 행정부 명령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해당 명령이 헌법에 위배되며 연방정부 권한을 지나치게 남용해 주정부에 개입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산업안전보건청의 백신 의무화 명령 발표 이후에도 공화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 움직임이 재차 포착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바이든 행정부를 고소할 것”이라며 이번 명령을 “일선 근로자, 긴급 대응자(경찰·구급대원·소방관), 중소기업 그리고 미국인의 권리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소속 버지니아 폭스 공화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 의원들은 산업안전보건청의 ‘긴급 비상조치’ 명령이 의회에 제출되면 이를 즉각 무효화하기 위한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간 기업 외에 병원, 헬스케어 업체들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강요하면 그나마 있는 직원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텍사스의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전체가 가동 불능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역시 법적 대응을 통해 백신 의무 강행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 3일 정부 측 변호사들은 지난 10월 미 육군·해군 등 20여명의 군인들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제기한 공동소송과 관련, 담당 법원 판사에 “백신 접종 명령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의무화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우리가 이 전염병을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미접종자가 너무 많다”며 접종하지 않은 이들을 질책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 접종 혹은 코로나19 지속이라는 양자택일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백신을 반드시 맞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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