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완전히 제거해야”…잔악 행위 강력 비난

한동훈
2023년 10월 17일 오전 11:59 업데이트: 2023년 10월 17일 오전 11:59

하마스 섬멸 지지, 가자지구 점령에는 반대 표명
미국 ‘인도주의 통로’ 확보에 주력…아랍권 시큰둥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하마스를 강력히 비난하며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공개된 CBS 방송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하마스의 행위에 대해 “도저히 인간의 행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야만 그 자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표하지 않으며 둘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후 “잔혹행위에 마침표를 찍고 죄를 지은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는 비겁한 집단”이라며 “그들은 민간인 뒤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포위 작전에 대해서는 “전쟁의 규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도주의 회랑도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정부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물자 공급 보장과 대피 통로를 열어주는 일에 외교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후 아랍 국가들을 돌며 인도주의적 통로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비난하면서, 국경 개방에 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로이터통신 등을 통해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축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현상 변경’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해서는 독립 국가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의 별개 국가로 병존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분쟁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다. 우리는 두 가지 모두에 대응하면서 국제적인 방어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중화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분쟁에 대만 침공 등 세 가지 무력충돌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미국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며, 중국 공산당은 이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 공산당과 이란이 장기간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과 이란의 지원을 받아 창설된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기반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전쟁에 개입했으며 헤즈볼라에 이스라엘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10만 명의 훈련된 병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헤즈볼라는 현재 이스라엘에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다.

헤즈볼라가 북부에서 본격적인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은 남부 하마스, 북부 헤즈볼라와의 분쟁으로 대응에 어려움이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두 가지 분쟁에 동시 대응을 자신했지만, 헤즈볼라까지 가세한 후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강화하면 미국도 힘이 삼분돼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중국 본토 군사 전문 블로거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