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프라 계획, 저가·공공주택으로 지역사회 ‘다양성’ 확대

이현주
2021년 4월 12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2조 3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은 노후화된 인프라를 재건하겠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미국 전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바이든표 미국 대개조 법안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신규 경기 부양책인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은 토지사용제한법을 변경해 단독 가구 주택을 줄이고, 저가주택이나 저소득층 임대 주택 공급을 늘리는 조항이 포함됐다.

백악관 정책 자료집(팩트 시트)에 따르면, 주택 관련 정책은 “건설 비용을 높이고 가족과 자녀들을 위한 기회가 더 많은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막는 주·지자체 제외 구역법을 없애는 혁신적인 새로운 접근법”이다.

자료집에서는 “부지 규모 축소, 의무 주차요건, 공동주택 금지 등과 같은 배제구역제한법은 수십 년 동안 주택과 공사비를 부풀리고 기회가 더 많은 지역에 사람들을 몰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저렴한 공공주택을 생산하는 데 있어 이런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관할구역에 자금을 지원하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경쟁 보조금 프로그램을 제정할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택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의 차이점도 비교했다.

트럼프 행정부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정책은 공공 임대주택 건설을 줄이고, 민간 투자자와 제휴해 주택 소유권을 확대했다. 민간에 맡긴 셈이다.

반면 백악관 정책 자료집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각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세금 감면 혜택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혁신적이고 초당파적인 지역주택 투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향후 5년간 200억 달러 규모의 지역주택 투자 법안 세액공제를 실시해 약 50만 호의 주택을 신규 혹은 재건축해서 공급한다는 것이다. 즉 공공부문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자유시장에서 정부 통제 체제로의 전환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 아파트 건축을 허용하도록 지방정부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주택 부족 사태 현상을 해소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50억 달러(5조 6500억 원)가 투입되는 이 정책은 주택 소유자인 중장년층과 비싼 월세를 감당하며 도시 지역에 머물려하는 봉급생활자 청년층 사이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부지에 아파트를 허용하는 지자체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담긴 이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2조 달러 인프라 계획에 포함된 대규모 사회 개조 정책의 일환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주택 정책 수혜 대상도 건축노조 가입 근로자 등으로 한정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이언 디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백악관이 행정부 전반에 걸쳐 경제정책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 위원장은 “사실, 이 정책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난 몇 년 동안 의정 활동을 통해 내놓은 것들”이라며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잠재적으로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있는 곳으로 옮길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입지조건이 우수한 단독주택 지역에 청년층, 근로자들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다수 지어 공급해 이들의 계층 간 이동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즈 위원장은 “경제 구조를 변경하자는 것”이라며 “엄청난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사회에 그러한 조치들을 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계획을 보도하며 기존 단독주택 단지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을 자극해 ‘님비 현상'(Not in my bckyard, 우리 지역은 안돼)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저렴한 공공주택 중심 세금 신용 연합 회사인 알리언트 캐피탈의 더들리 베노이트 부사장은 포브스에 “제한 구역을 줄이고 저렴한 주택을 수용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안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님비현상과 용도 변경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낮은 지역의 가격상승을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이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베노이트 부사장은 “학교 등 이미 우수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서 저렴한 임대주택을 구한 가구는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다”면서 “수십 년간 자기 지역에 저가 주택이 지어지는 것을 막아온 주민들이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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