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정보당국 일부, 코로나 실험실 유출설 지지”

2021년 5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5월 27일

중공 바이러스 유출설 재점화하며 중국 압박
“자연발생 가능성도 존재…기원 조사 지시했다”
미 정보공동체 조사보고서 90일 이내 제출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정보당국자들을 인용해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의 중국 실험실 유출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통해 미국 18개 정보기관 연합체인 정보공동체(IC) 정보당국자 상당수(significant number)가 중공 바이러스가 실험실 사고로 확산됐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 성명을 통해 미국 정보공동체가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 동물 감염, 실험실 사고 등 2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동물 감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험실 사고 가능성 쪽에 무게를 두는 정보당국자들도 많다는 의미다.

미 보건 당국자들 역시 바이러스의 자연 발생설을 부인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이끄는 주역 중 한 명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의 자연 발생설에 대해 “확신하지 않는다”며 기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조사한 사람들(세계보건기구 조사단)은 동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기원일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밝혀내야 한다”면서 실험실 유출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는 이달 초 했던 말과 매우 달라진 발언이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4일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동물에서 처음 발생해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구소 유출설을 부인했다.

당시 파우치 소장은 중국이 바이러스를 연구소로 들여왔다가 사고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결국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유래됐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하며 자연 발생설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4일 폭스뉴스에서 파우치 소장은 “확신하지 않는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파우치 소장의 태도 변화는 미국 정부 관료들이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 계기는 정보공동체가 확보한 정보 내지는 정보에 대한 해석일 것으로 추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3월 국가안보보좌관이 동물 감염인지 실험실 사고인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최신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정보공동체에 요청했다”며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노력을 2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정보공동체가 2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토의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면서 축적된 정보들은 각각 어느 한쪽(동물 감염, 실험실 유출)을 지지하지만 우열을 가리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상당수 정보당국자들이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임을 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공동체가 90일 이내에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를 기대했다.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 미 행정부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바이러스가 중국이 밝힌 최초 발원지인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12km 떨어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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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 왼쪽 아래 둥근 탑 형태의 부속건물을 갖춘 건물이 생물안전 4등급 연구시설이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 4등급(최고등급) 실험실을 갖추고 에볼라, 사스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해 연구해온 시설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단이 중국 측 연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으로 우한 현지에서 연구를 벌인 뒤 동물 감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이 과정에 중국 당국이 개입하면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바이러스 발생 초부터 정보를 감추고 확산 상황을 축소하며 의료진과 연구진을 입막음해 사태를 은폐하려 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바이러스 기원과 관련한 책임을 이탈리아, 미군 등 외부로 미루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9일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폭스뉴스가 입수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중요한 정황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그와 반대로 코로나19가 다른 종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며 자연 발생했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 증거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 질병통제센터(CDC) 소장도 올해 초 CNN과의 인터뷰에서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호흡기 병원균이 실험실 근무자를 감염시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중공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는 무관하며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 전염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숙주가 된 동물이 어떤 종인지는 명확히 지목하지 못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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