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의원 “바이든, 미국인·아프간 조력자 남겨두면 탄핵감”

2021년 8월 21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21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미국인이나 미국을 도운 아프간인들을 남겨둔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 마땅하다고 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장이 말했다.

상원 전 법사위원회 위원장인 그레이엄 의원은 20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미국인을 구출할 의무가 있다”면서 “미군과 함께 싸운 아프간인들에게도 명예를 걸고 똑같이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우리 편에 서서 용감하게 싸운 수천 명의 아프간인을 남겨둔다면 바이든은 (미국인을 남겨둔 것보다) 더 큰 범죄와 직무유기 혐의로 탄핵을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미국 시민들을 대피시키겠다고 말했다. 미국을 도운 아프간인들에 대해서도 탈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아프간에서 발이 묶인 미국인들은 이날 기준 5천~1만5천명으로 추산된다. 추정 범위가 큰 것은 미국인들이 외국을 여행할 때 행선지를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군이 공항만 지킬 것이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처럼 탈레반의 위협으로 공항까지 갈 수 없는 자국민을 구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은 아프간에 고립된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600여명의 낙하산 부대원을 아프간에 보냈다. 프랑스도 자국 대사관에 도피한 자국민과 아프간 협력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군은 카불 공항과 인근에서 공항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공항 밖에서 작전을 펼칠 여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의원은 미국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아프간인들도 구출해야 한다면서 “군 통수권자(미국 대통령)는 미국을 도와 싸운 아프간인들을 구출할 의무가 있다. 만약 우리가 남겨두고 떠난다면 그들은 학살당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Afghan people sit inside a U S military aircraft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인 지난 19일 카불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미군 수송기 안에 아프간인들이 탑승해 있다. | Shakib Rahmani/AFP via Getty Images)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내 일부 미국인들이 공항에 접근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아프간 내 미국인들)이 카불 시내를 지나 공항에 도착할 수 없다는 어떠한 상황도 포착한 바 없다”며 “탈레반 검문소에서는 미국 여권 소지자를 통과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탈레반은 9월 11일을 철수 최종 마감 시한으로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까지 가능한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모든 미국 시민을 구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 결과가 어떨지, 손실이나 위험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군 통수권자로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미군 항공기를 통해 아프간을 떠난 사람들은 1만2천명이며 그중 상당수가 아프간인이었다. 미국인 상당수는 전세기를 통해 개인적으로 탈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을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다. 아프간 철군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합의된 사안이지만, 구체적인 철군 일정과 계획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철군하고 공군기지까지 폐쇄한 아프간에 6천명의 병력을 다시 보내야 했다.

특히 미국 대사관에 고립된 미국인 요원들이 지붕에 올라 헬기를 타고 탈출하면서 1975년 베트남전 패전으로 사이공의 미국 대사관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탈출한 치욕을 재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탈레반의 진격 속도에 겁먹은 시민들이 공항으로 몰려들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군이 항공기의 안전한 이륙을 위해 공항 질서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하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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