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건국원칙 입각한 교육 내세운 ‘1776 위원회’ 폐지

이윤정
2021년 1월 26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학생들에게 미국의 건국 원칙에 기초한 애국 교육을 하기 위해 설립한 ‘1776 위원회’를 해산하기로 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 1776 위원회를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울러 백악관 웹사이트에서 1776 위원회 페이지를 삭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1776 위원회는 미국의 인종 차별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 백악관 웹 사이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애국 교육을 위해 설치한 ‘1776 위원회’ 페이지를 삭제했다. |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학생들이 좌파 교육에 세뇌당하는 것을 막겠다”며 “애국 교육을 위한 1776 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1776년에서 이름을 딴 위원회 명칭은 미국 건국 원칙에 입각한 교육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는 뉴욕타임스(NYT)의 ‘1619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1619 프로젝트는 미국의 노예제도와 흑인 인권 운동을 다룬 탐사보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에 흑인 노예가 처음 들어온 1619년을 미국 역사의 시작으로 조명했다.  

프로젝트의 저자 중 한 명인 니콜 한나 존스 기자는 “미국의 독립혁명은 노예제도를 보존하기 위해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젝트에 담긴 주장들은 논란에 휩싸이며 역사학계의 비판을 받아 왔지만, 미국의 일부 급진적 학교들은 1619 프로젝트를 교육 프로그램으로 채택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자유’가 아닌 노예제와 인종 차별주의에 기초해 설립된 나라라고 잘못 가르치고 있다”며 1776 위원회 설치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776 위원회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틀 전인 18일 공식 보고서를 내고 “현대 정치 운동이 미국의 건국 정신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며 “미래의 미국 시민들에게 건국 원칙에 기반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애국 교육은 미국 역사의 결점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조국의 역사에 경외심을 가지도록 가르치고 정정당당한 태도로 나라를 사랑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 대학들은 반미, 미국 비방, 검열의 온상이 됐다”며 “이들의 의도는 학생들의 정신을 교육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조종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역사학자 하워드 진과 뉴욕타임스 기자 니콜 한나 존스 같은 사람들의 비뚤어진 역사관은 젊은이들에게 왜곡된 미국 역사를 보여주고 학생들이 미국 역사상 인물들의 인간성과 선량함을 배우지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 역사 수정주의는 정직한 학문과 역사의 진실을 짓밟고 선조들의 약점만 강조함으로써 미국인의 수치심을 유발하고 더 심한 차별을 통해서만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표방한다”며 “이것은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1776 위원회 해산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애국 교육은 제대로된 시작조차 못하고 끝날 상황에 놓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첫날 파리기후협약 복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17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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