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텐센트 등 중국 테마주, 일주일새 주가 30% 증발

장위제(張玉潔)
2021년 3월 29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29일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장외주식거래로 총 105억 달러(약 11조8천억원)어치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이번 매도는 고객 주문에 따른 것으로 바이두·텐센트·VIP닷컴 등 중국 개념주(中概股·중국 테마주)가 대거 포함됐다. 골드만삭스의 큰손 고객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포착하고 중국 기업을 손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전날 뉴욕증시 개장 이전에 총 105억 달러어치 주식을 매도했으며 이 중 63%인 66억 달러어치가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 ‘텐센트’, 온라인 쇼핑몰 ‘VIP닷컴(唯品會)’ 등 중국 기업 주식이라고 전했다. 텐센트는 미 증시에서 장외주식이다.

이 외에도 동영상 플랫폼 업체 ‘아이치이’, 온라인 교육기업 건수이쉐(跟誰學), 미국 미디어업체 비아콤CBS, 디스커버리 등의 주식 총 39억 달러어치가 매도됐다.

거래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장외에서 만나는 블록 트레이드로 이뤄지면서, 누가 매도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게 됐다.

차이나 리스크의 원인 중 하나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퇴출을 가능하게 한 법안을 채택한 점이 언급된다.

앞서 지난 24일 증권거래위는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회사문책법’ 수정안을 채택했다.

외국회사문책법은 작년 1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정식 법으로 발표됐다. 이 법은 외국 기업이 3년 연속 미 감독당국의 회계감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거래를 금지한다.

또한 증권거래위가 회계감사를 시행할 외국 기업을 지목하고, 지목된 기업은 연례 보고서에서 외국 정부와의 관련성과 영향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이 법은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공산주의 중국과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법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중국 기업들은 기업 내부에 공산당 지부나 위원회 등이 설치됐으며, 이 위원회의 규모와 활동 예산, 내역은 ‘기밀정보’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들로서는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들의 금요일 종가는 월요일 종가 대비 평균 30%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온라인 교육기업 건수이쉐는 월요일 주당 86.78달러였던 주가가 금요일 29.40달러로 66% 폭락했고,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는 주당 27.94달러에서 17.43달러로 주가가 37% 빠졌다.

텐센트뮤직도 30달러에서 20.1달러로 33% 하락했으며, 온라인 쇼핑몰 VIP닷컴도 45.28달러에서 31.19달러로 31% 떨어졌다.

이 외에 중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릴렉스테크놀로지(霧芯科技·우신커지)와 라오후증권(老虎證券)도 각각 50%, 30% 이상 낙폭을 보였다.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도 ‘외국회사문책법’이 채택된 24일 장중 한때 주가가 6% 추락했다.

알리바바는 민간기업에 설치된 공산당 지부를 공산당 위원회로 승격시킨 최초의 민간기업이며, 설립자 마윈 역시 공산당원이다.

사내 공산당 지부 혹은 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이 민영 기업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통제하는 기반이 된다.

중국의 민영 기업은 기업인 동시에 당의 기관 역할을 한다.

2003년 설립된 텐센트는 2011년 사내에 공산당 위원회를 설립했으며, 지난 7년간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1800명 가운데 1200명이 공산당원이었다.

바이두 역시 2011년 사내에 공산당 위원회가 설치됐으며 아이치이, VIP닷컴 등도 사내에 공산당 위원회가 운영 중이다.

한때 중국 공산당은 민영 기업을 느슨하게 관리하며 어느 정도의 자율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 침체를 겪은 작년부터 민영 기업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바짝 당겨 쥐고 있다.

작년 9월 공산당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민영 기업가는 당의 말과 발자취를 따르고 정치적으로 명백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민영 기업에 대한 통제 강화 방침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현재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앞에는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고 경제 전문가는 분석한다. 기업 내부 정보를 공개해 미국에 남든지 중국으로 돌아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를 선택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기업 UBS 그룹 AG의 중국금융전문가로 홍콩에 머물고 있는 맨디 주(朱正芹)는 중국 경제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중국 테마주는 중국 복귀가 대세”라며 “홍콩으로 돌아와 2차 상장을 하거나 중국 A주(중국 내국인 대상)에 상장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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