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상원, 민주당 필리버스터 뚫고 선거법 개혁안 통과

한동훈
2021년 8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14일

미국 텍사스주 상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15시간 연속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 등 우여곡절 끝에 선거법 개혁안을 12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텍사스주 상원은 이날 오전 ‘상원 법안 1호’를 표결에 부쳐 18대 11로 통과시켰다. 표결은 상원 민주당 코커스(당원 모임) 의장인 캐럴 앨버라도 의장이 이날 오전 9시 연설을 마치자 시작돼 몇 분만에 끝났다.

앨버라도 의장은 전날 오후 5시 50분부터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철야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그녀는 15시간 연속으로 쉬지 않고 연설을 했으나 공화당 의원들은 끝까지 남아 표결을 시행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상원에서 허용되는 필리버스터는 규정상 연설하는 동안 앉거나 책상에 기댈 수 없으며, 화장실에도 갈 수 없다.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는 것도 금지되며 연설 주제도 법안과 관련된 내용만 말해야 한다.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이 법안이 투표권을 제한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앨버라도 의장은 이날 15시간짜리 연설에서 “공화당이 유권자를 탄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상원 법안 제1호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민주주의를 조금씩 깎아내리고 있다”며 “텍사스주의 노인들, 장애인들, 흑인들, 아시아인들, 라틴계 유권자들을 위해 정치적 장벽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법안 지지자들은 정당한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이 법안은 그동안 허술한 관리가 지적되어 온 선거인 명부 관리를 강화하고, 조기 투표 시간을 연장하며, 고용주에는 근로자들을 위해 투표 시간을 보장해 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유권자 신원 확인을 더 꼼꼼하게 하고, 사망자 투표 등 논란이 일었던 대규모 우편투표는 제한하도록 했다.

법안을 발의한 브라이언 휴즈 상원의원은 이날 표결 전 연설에서 동료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투표를 더 쉽게, 부정행위를 더 어렵게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의회와 주의회는 상원과 하원의 양원제로 운영된다. 법안은 상원과 하원 모두 통과한 뒤 주지사 서명을 거쳐야 효력이 발휘된다.

이날 법안은 상원을 통과했지만, 같은 법안의 하원 버전은 표결이 불투명하다. 하원은 재적의원 3분의 2라는 정족수에 미달해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공화당의 선거법 개혁안 추진에 반발하며, 지난달 텍사스를 떠나 워싱턴으로 달아난 상태다.

Epoch Times Photo
미국 텍사스 오스틴 의사당의 하원 회의실 입구에 임시 폐쇄됐다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 | 텍사스 오스틴=AP/연합

공화당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데이드 펠런 상원의장은 회기 중 의사당을 이탈한 민주당 52명에 대한 민사 체포영장에 서명했다. 앞서 10일 텍사스 대법원이 “의회는 민주당 의원들을 강제 복귀시킬 권한이 있다”고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텍사스 당국은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텍사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을 체포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국은 의원들을 실제로 강제 복귀시킬 경우 발생할 파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피 중인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복귀 의사를 나타냈지만 다수는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하고 있다.

셀리아 이스라엘 의원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미셸 베클리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여러분의 투표권을 지키려 한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나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썼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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