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대상 관리 11명, 결국 홍콩 내 자산도 묶일 것” 전문가 분석

장위제(張玉潔)
2020년 8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11일

홍콩의 자치를 침해한 홍콩 관리 11명이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가운데, 이들의 미국 내 자산뿐 아니라 홍콩 내 자산도 동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일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뤄후이닝 중련판 주임 등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에 자산도 없고 미국에 갈 생각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 홍콩의 주요 외국계 은행들은 미국을 포함해 영국, 유럽의회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준수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있다. 이러한 성명에는 리스크 대응을 위해 제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의 전문가들은 제재 대상자들의 모든 자금이 동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 10일 홍콩 동아시아 연구협회 연구원 지칭은 “제재 대상자들은 자금 출처가 끊긴 거나 마찬가지라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은행권 자금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같은 비은행권 자금도 운용이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제재 대상자들이 거래한 홍콩 주요 은행들은 씨티은행처럼 대부분 미국에 지점을 두거나 본사를 두고 있어 미 재무부 제재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홍콩 금융계 출신의 지방의원 루쥔위는 “홍콩 은행들은 제재 대상자들과 예금·대출·카드 등 모든 거래가 금지된다. 대상자들의 자산은 모두 동결될 것”이라고 했다.

루쥔위 의원은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의 지시에 따라 은행들로부터 동결된 자산을 어음 형태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음으로 홍콩은 물론 전 세계 거의 모든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사평론가 상푸는 “미 재무부가 언급한 ‘금융기관’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을 포함한다. 제재 대상자들은 자산 운용은 물론 신용카드 결재나 주택 매매, 임대 등 일상생활에서까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주요 은행·보험사 “제재 준수” 성명

미국계 씨티은행은 제재정책 성명에서 “씨티은행은 미국의 경제 제재 및 수출금지의 적용과 씨티은행이 운영되는 지역에 적용 가능한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정책 및 운영방침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는 국가·지역·정부·개인·기관·선박·항공 등 제재 대상과 관련된 모든 업무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하며, 제재 대상과 관련된 특정 투자, 보유 증권 및 금융 서비스 제공을 동시에 제한할 수 있다. 씨티은행 직원들은 적용 가능한 제재 제한을 피하고자 제3자를 통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금지된 비즈니스 활동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HSBC은행, 싱가포르 DBS은행 역시 제재 관련 규정에서 “국제연합(UN), 유럽연합(EU), 미국 등 은행 서비스 소재지 사법관할 구역에 적용 가능한 제재 법규와 규정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AXA, FWD, AIG 등 보험사는 따로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자 보험 약관에 ‘미국 법에 저촉되거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경우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페이스북 계정도 운영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홍콩 대변인은 “페이스북 서비스 운영은 미국 법률에 따라 제한된다. 어떠한 계정이든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되면, 페이스북이 해당 계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리 람 행정장관과 관련된 계정에 비용이 오가는 모든 서비스가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는 홍콩 정부가 더는 페이스북에 광고 마케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은행들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에서 달러화의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연구협회 연구원 지칭은 “홍콩 은행들은 제재 위반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며 “대형 은행들은 이를 위반하면 미국 지점들이 철수되고 달러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홍콩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홍콩의 중국계 은행과 중소규모 은행들도 달러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재 대상자들과의 거래를 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쥔위 의원은 “일부 은행이 제재 대상자와 거래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전 세계 거의 대부분 은행이 달러 거래를 해야 한다. 미국의 행정명령을 위반해 달러 거래를 차단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HSBC의 경우 미국 법규를 지키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받고 영업 허가를 취소당할 뻔한 적이 있다”며 “미국이 이번 제재를 그냥 말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홍콩에서 달러 거래를 하지 않는 은행은 중국 국유은행인 쿤룬은행이 유일하다. 쿤룬 은행이 이란과 거래했다가 2012년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현재까지 달러 거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018년 쿤룬은행이 미국의 이란 제재 압력에 따라 이란발 지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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