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고위 관리들 “시진핑과 공산당원 별개 취급하자”

류지윤
2021년 2월 4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4일

미국 전직 고위관리들이 미국의 대중 정책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제안했다.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와 공산당원 9천만 명을 별도의 그룹으로 구분하는 전략이다.

이는 시진핑 교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최근 워싱턴의 민간단체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가 발표한 보고서 ‘더 긴 전보(電報): 미국의 새로운 대중 전략을 향하여’(The Longer Telegram: Toward A New American China Strategy)를 게재했다.

80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에 대해 ‘중국 실무 경험이 많은’ 전직 미국 관리가 익명으로 작성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보고서는 “9100만 명의 중공 당원과 시진핑을 대표로 하는 정책 결정권자들을 차별해야 한다”며 중공을 하나로 간주해 차별 없이 대하는 건 “세련되지 못하다”(unsophisticated)고 이야기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정책이 중국을 시진핑이 통치하기 전의 상태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덩샤오핑 시절의 ‘때를 기다리는 중국’으로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문제 전문가 천포쿵(陳破空)은 “미국의 대중 정책을 좀 더 세분화하자는 것”이라며 중국 국민과 중공을 분리하는 것은 물론 중공 내부를 세분화해 시진핑 이전 상태로 돌려놓자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시진핑 시대가 대외적으로 확장되면서 미국에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더 위험해진 탓이다.

천포쿵은 “이 보고서는 적어도 중국을 시진핑 이전으로 돌려놓기 위한 마지노선을 두고 있다”며 “보고서는 시진핑 개인만을 대상으로 해 시진핑을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공의 고위층 가운데 이성적이고 개방적인 다른 한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포쿵은 “이 보고서에서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공 7차 상무위원 중 왕후닝(王滬寧)은 극좌 노선으로 가는 등 위험성이 큰 반면 리커창(李克強), 왕양(汪洋) 등은 상대적으로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가 바이든 정부뿐 아니라 그 이후 출범하는 정부들의 대중 정책 수립에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시진핑 교체설에 대해선 일찌감치 중국의 공산당 혁명원로 2세 그룹인 훙얼다이(紅二代) 사이에서 폭넓게 논의돼 왔다.

중공 당 간부 사관학교인 중앙당교의 유명 교수였던 훙얼다이 차이샤(蔡霞)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교체는 이미 당내 공공연한 의견”이라며 “이러한 의견이 이제서야 나온 게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 1단계 후반부터 얘기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시진핑 교체만이 해답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공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제2의 시진핑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칼럼니스트인 쩡중위안(鄭中原)은 “시진핑은 역대 중공 지도자 가운데 가장 당을 망하게 할 가능성이 큰 편”이라며 “시진핑 집권 1기 때의 반(反)부패는 ‘당을 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전례 없이 강력한 방법을 동원했다. ‘호랑이(고위 부패관료)와 파리(하급 부패관료)를 한꺼번에 때려잡자’는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온라인에서 시진핑은 ‘총가속사’(總加速師)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시진핑이 아무리 당을 정비해도 총제적으로는 당의 패망을 가속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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