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리건주 보수성향 5개 지역, 아이다호 편입 주민투표 실시

2021년 5월 21일
업데이트: 2021년 5월 21일

미국 오리건주의 5개 카운티(county·한국의 군[郡]에 해당)가 아이다호 주로 편입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주민들이 오리건주 최대도시 포틀랜드의 정치인들에게 느낀 환멸이 동기가 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말레르(Malheur), 셔먼(Sherman), 그랜드(Grant), 베이커(Baker), 레이크(Lake) 등 오리건주 동부에 위치한 5개 카운티 유권자들은 아이다호주의 경계선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할 것인지를 주민투표에 부쳤다.

투표에 부쳐진 안건은 아이다호 경계선을 서쪽으로 더 확대해 5개 카운티까지 포함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 투표를 주도한 주민단체 ‘더 큰 아이다호를 위한 오레건 경계 변경’(Move Oregon’s Border for a Greater Idaho)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동부 교외 지역 카운티 주민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아이다호 주가 더 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건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위치했으며 서부는 태평양을, 동부 내륙 쪽은 아이다호를 접하고 있다.

‘더 큰 아이다호'(Greater Idaho)를 표시한 지도 | 구글맵

주민 대표 마이크 맥카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투표는 오리건주 교외 지역 주민들이 오리건주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오리건 주가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면 우리의 뜻을 저버리고 카운티를 포로로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카터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정부 관리에 투표할 수 있다면, 정부에도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오리건주 교외 지역을 아이다호에 편입시키려고 한 시도는 시골 주민과 도시 주민들을 구분 짓는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오리건주 제퍼슨(Jefferson), 유니언(Union) 카운티는 소속을 아이다호주 이전하기 위한 조치를 승인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교외 지역 카운티 일부 주민들도 아이다호주에 편입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다호 주지사인 브래드 리틀은 지난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오리건 주민들은 아이다호의 단정한 분위기와 가치관을 흠모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주민투표에서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실제로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 경계선 변경을 위해서는 오리건 주의회 표결을 통과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에서 표결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 경계선을 변경하는 또 다른 방법은 오리건과 아이다호주 정부 간의 협상이다. 다만,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연방 의회의 비준이 필요해 역시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주 경계선 변경이 전혀 없었던 일은 아니다. 1792년 버지니아주에서 켄터키 주가 갈라져 나왔고, 1820년에는 메인 주가 매사추세츠주에서 분리됐다. 웨스트버지니아는 1863년 남북전쟁 당시 북부연방 정부가 수립되면서 탄생했다.

한편, 오리건주의 하니(Harney), 더글러스(Douglas) 카운티에서도 아이다호 주로 편입 추진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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