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력대결, ‘폭풍의 핵’ 부상한 항공모함 랴오닝호

저우톈(周田)/군사전문 칼럼니스트
2022년 05월 19일 오후 5:09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09

중국 해군 항공모함 편대가 대만 동쪽 필리핀해 활동을 강화했다. 서태평양의 미국 해군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2주간 중국 항모 랴오닝호와 7척의 구축함, 보급선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이 5월 초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에 진입했다. 상업용 위성 사진에 의하면, 중국 항모 편대는 일본 야에야마 제도에서 남쪽으로 약 85해리, 대만 동쪽에서 필리핀해로 약 160해리에서 항행했다.

일본 자위대는 중국 항모전단의 움직임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항공 자위대는 중국 항모전단 함재기 젠(J)-15 이륙에 대응해, 매일 전투기를 출격시켜 훈련 지역 부근을 비행하며 이들을 감시하도록 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대신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5월 3~8일 중국은 랴오닝호에서 J-15 전투기와 즈(Z)-18 헬기를 동원해 100여 차례의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노부오 방위대신은 “일본은 이런 군사 활동이 일본 류큐 제도와 대만 인근서 이뤄진 점에 우려를 표하며 이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 미 해군은 이달 초부터 동중국해에서 술래잡기 게임을 벌여왔다. 일본과 미국이 술래, 중국은 도망다니는 역할이다.

일본은 헬리콥터 구축함 이즈모호를 파견해 지난 2일부터 중국 항모편대를 추적했다. 10일부터는 구축함 스즈츠키호가 ‘술래’ 역할을 이어받았다.

그 사이 필리핀해에서는 미 해군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포함된 제3 항모타격단(CSG)이 장거리 억제 훈련을 실시했다.

제3 항모타격단의 J.T 앤더슨 사령관은 “제3 항모타격단은 필리핀에서 침략이나 악의적 행위자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지지하는 강력한 존재”라고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3국은 지난 수년간 인도-태평양에서 힘겨루기를 지속해왔다.

2021년에는 미 해군이 태평양 지역에 2척의 항모를 출동시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고, 몇 달 뒤 중국 해군도 뒤질세라 사상 처음 동시에 2척의 항모를 띄워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에도 중국 랴오닝호 항모전단과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항모 타격단이 동중국해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미군은 RC-135 정찰기로 중국 항모 전단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작전능력과 전쟁수행 방식을 파악했다.

중국 해군의 연이은 훈련과 공군의 잦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범은 대만을 향한 중국 군사작전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다발적 포위공격 형태로 이뤄질 것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향후 중국 해군이 3번째 항모를 진수시키게 되면, 대만을 향한 위협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 해군에 대항할 능력을 갖추려 한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기 마련이다. 미군 역시 중국의 이 같은 의도를 읽고 인도-태평양에 대한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 해군이 해상훈련을 지속하고, 일본·호주 등 주요 동맹국과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이유다.

미 해군은 대만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머물며 유사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해상에서 F-35B/C 전투기를 출격시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전쟁의 성패는 초반 시간 싸움으로 결정난다. 미군과 대만군이 중국군의 공격을 약화시켜 강습상륙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며 시간을 끌게 되면 중국군의 승리는 멀어지게 된다.

이를 잘 아는 중국군은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동남부 연안에서 육해공군을 동원해 실탄을 발사하는 각종 대형 합동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대만의 고가치 목표를 겨냥한 지상 전투 훈련, 대형 민간용 함선 징발 등은 모두 대만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은 경제나 정치, 방역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투명성으로 악명 높지만, 대규모 군사훈련만큼은 매우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대만을 신속하게 병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한편, 호주 국방부는 지난 13일 중국 해군 정보선 하이왕싱(海王星)호가 호주 대륙봉 인근에서 항행했다고 밝혔다.

하이왕싱호는 호주 서북쪽 반도에 위치한 엑스마우스의 헤롤드 홀트 통신소 약 70해리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신소는 호주와 미국, 동맹국 잠수함에 초장파(VLF) 통신을 제공하는 핵심 군사시설이다.

이와 관련, 중국 해군이 미군 ‘다영역 특임단’의 태평양 지역 훈련을 일부 모방해 랴오닝호 항모 전단의 다양한 작전 능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