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NF 탈퇴 16일 만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전문가 “중국 억제 전략”

Sylvia Park, Epoch Times
2019년 8월 21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21일

미국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중거리 지상발사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 시험을 착수했다.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Treaty)을 탈퇴한 지 16일 만이다.

INF 조약은 냉전시기 군축조약으로 1987년 미합중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체결한 협정이다.

이 조약을 통해 미∙러 양국은 냉전시기의 긴장 완화를 위해 사정거리 500~5500km 범위에서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탈퇴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30년 이상 INF 조약을 완전히 준수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그 제한에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위반하고도 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동안 조약에 일방적으로 얽매인 유일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라 섬에서 “재래식 방식으로 설정된 지상 발사형 순항미사일”을 시험했으며 “시험 미사일은 지상 이동식 발사대를 이탈해 500km 이상 비행한 뒤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실험으로 수집된 자료와 연구 결과는 차기 중거리 핵전력에 제공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의 산니콜라 섬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약 60마일(약 96km) 떨어진 곳으로 미군은 이전에도 군사 연구 로켓을 포함한 무기를 시험한 바 있다.

리즈 체니(와이오밍.공화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미 국방수권법 (NDAA)은 이 같은 개발 활동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의회는 러시아가 군사적 이점을 얻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조약 탈퇴 공식 성명에서 “더 늦기 전에 일찌감치…이 능력을 개발해서…장거리 정밀 발사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다. 또한, 우리가 (방위를) 맡아야 할 곳에서 배치 거리를 주요하게 고려해야 하고, 아시아의 인도-태평양 사령부(PACOM) 무대에 중거리 재래식 무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더 늦기 전에 일찌감치 INF 범위 밖의 핵 미사일 시스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국방부의 입장을 밝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카타르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가 미 국방부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 7. 8. | Susan Walsh/AP

중거리 재래식 무기(intermediate-range conventional weapon)는 편의상 핵폭탄이 아닌 모든 종류의 폭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말하며, 미사일에 핵폭탄을 장착하면 핵미사일이라고 부른다.

INF조약으로 중-단거리 미사일은 어느 기종이든 폐기해야 했다. 다만 바다 및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은 예외 조항이며,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만 폐기 대상이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은 INF 조약의 의무를 신중하게 준수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초기 단계”지만, 국방부가 2017년부터 중거리 순향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을 연구 개발 중이며 “지상 발사형 재래식 미사일의 개발을 전적으로 수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구 소련 체결한 INF 조약, 최대 수혜자는 중국

미국은 이전 INF 조약으로 지상 무기 대신 해상 및 공중 발사체로 국방 수비를 편성했으므로, 지상 발사형 미사일의 전략적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중국은 잠재적 충돌에서 상당한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미∙소 양자 간 조약의 틈을 비집고, 아무런 제약 없이 개발해 미사일을 대대적으로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안보씽크탱크에서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형 대외전략실장은 지난 2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 의도에 관해 “그것은 새로운 전략영역으로 부상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쳐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차단할 수 있는 미국의 독자적인 억지력을 구축·강화해 나가기 위한 책략”이라고 명시했다.

지난해 5월 다수 국제 언론은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3곳에 대함 순항 미사일을 배치해 미국 항공모함, 군용기 등의 통신과 레이더 시스템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본격적인 미사일 시험을 착수하며 중국에 가장 두려운 상황이 됐다. 앞서 트럼트 대통령은 ‘통제할 수 없는 대규모 군비 경쟁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중지하기 위해 중국 및 러시아 지도자와 논의하기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성명을 발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3국이 모두 참여하는 잠재적 거래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해 “미국이 온전히 작동하는 지상 발사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후 그것을 어디에 배치할지가 핵심 문제로 남게 된다”고 풀이했다.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에 배치할 가능성은 벌써부터 제기됐지만 에스퍼 장관은 이에 대해 “동맹국과 협의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2000년대 중반부터 INF 조약을 침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2013년에 우려를 제기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패트리어트 엑스포센트에서 열린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가 주관하는 뉴스브리핑에서 SSC-8/9M729 순항미사일 시스템의 구성 품이 전시되고 있다. 2019. 1. 23. | Maxim Shemetov/Reuters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은 6년간 노력해 왔으나, 단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나토 연합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중대한 조약 위반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 후 조약에 따른 우리의 의무를 정지시켰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은 러시아에 비준을 시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줬다. 여러 해 그래왔듯이 러시아는 조약의 의무를 준수하기보다는 반대로 미사일을 계속 보유하는 쪽을 택했다.”

나토는 2월 1일 미국의 결정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토 선언은 “6개월 후 미국의 철회가 발효되기 전에, 러시아가 9M729 체제의 모든 검증 가능한 파괴를 통해 INF 조약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준수에 복귀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조약의 종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달 러시아의 유예 요청은 “신뢰할만한 제안”이 아니었다며 러시아가 계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에는 미국의 신형 미사일도, 나토 신형 미사일도 없지만 러시아 신형 미사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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