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10년 만에 하락… 물가 하락 전망”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9월 28일 오후 10:20 업데이트: 2022년 09월 28일 오후 10:20

미국 주택 가격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관련 지수 집계 이래 최대폭이다.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하락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주택 시장 뚜렷한 둔화…집값은 계속 내려갈 것”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은 27일(현지시간) 7월 S&P코어로직-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2%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 지수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나타낸다.

전월과 비교해 10개 주요 도시 지수는 0.5%,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4% 각각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라며 “미국 주택가격은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에는 주택 구매 열풍으로 주택 시장이 호황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미국 집값은 전년 동월에 비해 15.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서는 집값 상승세가 지속된 셈이지만 지난 6월(18.1%)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한 달 새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2.3%포인트 줄어든 것은 이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하락 폭이라고 S&P 다우존스는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어오른 것이 주택시장을 냉각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초 3% 안팎이었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현재 6%를 훌쩍 넘어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전무는 “올해 7월 (주택지수) 보고서는 (주택시장의) 뚜렷한 (가격 상승) 둔화를 보여준다”면서 “연준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 대출 이자가 더 비싸지고 있다. 거시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전망한다면 집값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에는 반가운 뉴스 …인플레 주요 지표인 임대료 하락에 영향”

이런 가운데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하락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이 28일 발표한 리포트 ‘미국 주택 가격 하락을 반기는 이유’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 하락은 향후 미국 경기 사이클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현시점 금융시장에는 반가운 뉴스”라며 “물가 압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임대 시장으로 몰리면서 평균 임대료가 연일 오르고 있다.

이는 곧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한다.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비는 미국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따라서 물가가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임대료와 집값을 낮추는 게 급선무다. 파월 연준 의장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물가 압력과 관련해 주택시장 안정을 강조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잡히지 않을 것 같던 미국 주택가격이 마침내 하락 전환했다”고 강조하며 “전월 대비 기준 S&P주택가격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2년 3월 이후 123개월 만으로 모기지 금리 상승 등 각종 지표의 방향을 볼 때 앞으로 점차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물론 미국 주택가격 하락이 당장 미국 물가 상승 압력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임대차 계약 등으로 인한 (주택가격 반영까지의) 시차도 있고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전년 동월 기준으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두 자리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연말 혹은 늦어도 내년 초에, 하락한 주택가격이 임대료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커졌다”며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중고차 가격과 함께 미국 물가 하락 압력을 점차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