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 39년만에 최고치…기준금리 인상 압력 가중

한동훈
2021년 12월 11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13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강력한 소비자 수요 확대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부는 10일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지급하는 금액을 나타내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6.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2년 5월의 6.9%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분야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11월 4.9% 상승해 1991년 6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주거비용, 식료품, 자동차 등이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에너지 가격이 33.3% 상승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에서 소비자 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인 중고차(31.4%), 신차(11.1%) 등 주요 품목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5% 상승률을 나타내며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을 나타내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0.8%로 10월(0.9%)에 비해 다소 주춤했지만 9월(0.4%)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소비자 금융 서비스 회사 뱅크레이트의 재무분석가 그레그 맥브라이드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11월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이 증폭되고 있다는 증거와 가구·의류·신차·중고차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가계 소득 증가를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맥브라이드는 “반면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신뢰지수는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는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 차원을 넘어서 정권의 생존 위기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1월 취임 후 채 1년도 안 돼 40% 초반대로 하락했다. 워싱턴포스트-ABC뉴스 설문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53%에 달했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평가가 냉담했다. 응답자 70%가 향후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내년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오늘 당장 실시한다면 어느 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이라는 답변이 41%, 공화당이 51%를 차지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는 현재 경제회복이 소비 수요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소비심리 위축이 실제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회복 정책도 큰 좌절을 맞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간 CPI 상승률 목표치는 2%. 그러나 올해 월간 CPI 상승률은 이미 6개월 연속 5%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달 집계된 연간 CPI 상승률 역시 6.2%로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하던 연준의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진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제 은퇴할 때가 됐다며 사실상 철회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 외에 ▲일자리 창출 건수의 폭발적 반등세 ▲실업률 호전 ▲실업수당 청구액의 기록적 감소 등 각종 고용지표가 더해지면서 통화긴축의 필요성도 고조되고 있다. 금리인상 압박이 증가한 것이다.

뱅크레이트 수석 경제분석가인 마크 햄릭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창출, 대규모 퇴직 사태(Great Resignation)로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금리인상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준은 현재 매월 1200억 달러인 자산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씩 축소해 내년 6월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이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둔 상태다.

따라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내년에 단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논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주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연준이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 규모를 월 300억달러로 늘려 속도를 두 배로 끌어 올린 뒤, 3월에 마무리 짓고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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