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미 망명 신청자 ‘멕시코 잔류 정책’ 부활 명령

2021년 8월 15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16일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미국 망명 신청자들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 돌아가 머물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른바 ‘멕시코 잔류 정책’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명령했다.

텍사스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매튜 캐스매릭 판사는 13일(현지시간) 텍사스와 미주리주 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판결문에서 “국토안보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의 ‘멕시코 잔류 정책’을 폐기하기 전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캐스매릭 판사는 53쪽 분량 장문의 판결문(PDF)에서 멕시코 잔류 정책을 폐기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일단 미국에 들어오면 망명이 거부되더라도 자발적으로는 귀국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을 돌려보낼 수 있게 된 효과를 충분히 평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6월 1일 멕시코 잔류 정책을 공식 폐기했지만, 이 정책은 실제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당일 효력이 중단됐다.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은 멕시코 잔류 정책이 이민자들을 돌려보내 대기하도록 하는 데 따른 비용과 운영 부담 등으로 인해 국경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캐스매릭 판사는 바이든 행정부 국토안보부의 결정이 멕시코 잔류 정책으로 인해, 거짓 사유로 망명을 신청하는 이들이나 망명 신청을 이유로 입국한 뒤 몰래 사라지는 불법 이민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캐스매릭 판사는 “국토안보부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출신의 망명 신청자 10명 중 9명이 망명 심사에서 최종 탈락하고 있으며, 멕시코 잔류 정책이 시행된 뒤 이러한 (가짜) 망명 신청자들이 사실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캐스매릭 판사는 멕시코 잔류 정책 폐기에 따른 긴급구제 등 방안을 마련할 7일간의 유예기간을 준 뒤, 이 정책을 즉각 부활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텍사스와 미주리주는 판결에 대해 각각 환영 논평을 냈다.

텍사스 법무장관 켄 팩스턴은 “멕시코 잔류 정책은 합법적이며 효과적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불법적으로 중단시켰다”고 전했고, 미주리주 법무장관 에릭 슈미트는 “국경안보와 법치주의를 위한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급증하는 불법 이민에 대처하기 위해 2019년 멕시코 잔류 정책을 가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 시행을 위해 멕시코로부터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고, 온두라스 등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을 멕시코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커스텐 닐슨은 이 정책은 “남부 국경의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불법 이민 급증으로 인한 지역 사회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불법 이민 브로커들이 중남미 취약 계층을 유혹, 마구잡이로 밀입국시키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비인도적 사건들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닐슨 전 장관은 “멕시코 잔류 정책은 안전하고 질서 있는 이민 절차를 회복하고, 이민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며, 밀수업자들과 불법 이민 브로커들이 취약 계층을 돈벌이에 악용하는 사건을 막을 수 있다. 생명과 국가 안보, 공공 안전에 대한 위협을 낮추고 취약한 인구를 보호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국경정책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극적으로 변경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트럼프 시절 이민·국경정책을 대부분 폐지하거나 변경했다. 그 사이 미국은 지난 7월, 21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서며 불법 이민이 기록적으로 폭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현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럼프 시절 정책은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정책 변경 후 국경 지역에서 급증한 혼란에 대해서는 “정책 변화와 그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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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텍사스 이민당국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5.7 | 샬럿 커트버슨/에포크타임스

쿠바 이민자 출신의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최근 텍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전 행정부의 잔인한 정책이 종식되고, 인도주의적 구제를 제공하는 망명법 등이 의회를 통과하며 이 나라의 법치가 복원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삭감했고, 우리가 이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투입한 지원도 삭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최고 보좌관이었던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마요르카스에 대해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일침했다.

밀러 전 보좌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요르카스 장관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과 가장 효과적인 집행 체계를 이어받았다”며 하지만 현재 미국의 남부 국경은 ‘재난상황’으로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원인을 “바이든의 트럼프 정책 뒤집기”라고 분석했다.

/자카리 스티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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