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문화대혁명? FBI 고발 독려에…10대 소녀, 엄마 신고

NTD
2021년 1월 16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6일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적으로 ‘폭도’ 신고를 독려한 가운데, 워싱턴 항의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가 동료나 가족에 의해 ‘고발’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헬레나 듀크(18)는 최근 사촌이 보낸 영상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 테레사 듀크를 발견했다.

영상은 지난 6일 워싱턴의 부정선거 항의집회를 촬영한 것으로, 듀크의 어머니는 한 흑인여성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듀크는 이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안녕 엄마, 나한테 BLM(블랙라이브즈매터)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해? 폭력적일 수 있다고…당신은요?”

헬레나 듀크의 트위터. 왼쪽은 지난 6일 워싱턴 집회에서 흑인여성에게 맞아 피를 흘리는 그녀의 어머니. 오른쪽은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했던 단란했던 한 때를 찍은 사진이다. | 화면 캡처

자신의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얻어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어머니를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듀크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듀크의 어머니가 워싱턴에서 평화롭게 진행된 부정선거 항의집회에 참석한 것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서 부여한 합법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였다. 게다가 잘못한 것은 듀크의 어머니를 때린 흑인여성이었다.

어머니를 고발한 듀크의 게시물에는 많은 사람이 “영웅”이라는 댓글을 달며 칭송했다.

헬레나 듀크의 또 다른 게시물. 엄마뿐 아니라 삼촌 등 다른 친척들도 ‘고발’했다. | 화면 캡처

캐나다 ‘CTV 뉴스’에 따르면, 듀크는 해당 트윗 작성 시 친구 집에 머물고 있었으며,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게 됐지만 “어머니에 대한 비난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FBI는 가담자 정보수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CNN 등 좌파성향 언론들은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동료, 지인, 심지어 가족까지 서로 고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일 워싱턴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학교에서 제명당할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는 아들이 집회에 참석한 어머니를 신고했고, 그로 인해 그 어머니가 일하던 병원에서 해고됐다는 누리꾼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나도 우리 엄마가 쿠데타에 참가했다는 걸 알고 어제 똑같은 일을 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NBC에 따르면, 뉴욕 소방국은 워싱턴 집회에 참석했던 소방관 명단을 FBI에 제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8일 “워싱턴DC의 항의 집회는 수정헌법 제1조가 사람들에게 부여한 권한의 정당한 행사”이라는 내용을 공표했다.

민주당과 급진좌파 단체들은 시위대 일부가 의사당 습격 사건에 가담한 것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관리들을 비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수십만 명에 이르는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소수가 벌인 습격 사건으로 6일 집회 전체가 불법이라는 주장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당일 시위대 대부분은 평화롭게 시위를 마친 뒤 귀가했다. 좌파언론이 선전하는 ‘반란’이나 ‘쿠데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실제로 반란과 쿠데타였다면 강력하게 진압되어야 했지만, FBI도 의사당에 침입한 폭도에 한정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자녀가 부모를 고발하는 현상’에 대해 한 누리꾼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한 대목을 인용해 비평했다.

이 누리꾼은 트위터에 “이 아이들은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예측한 것처럼 ‘조직적으로 부모와 대립하고, 부모를 감시하고, 부모의 실수를 보고하도록 교육받았다”며 “이제 사상경찰이 (미국의) 가정에까지 손을 뻗게 됐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가족은 우리의 전부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가족은 영원히 서로의 버팀목이어야 한다. 당신도 그래야 하고, 당신의 가족도 당신에게 그렇게 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신도 보았는가? 이제 미국인들은 정치 때문에 자신의 가족마저 팔아먹고 있다. 우리나라는 진짜로 끝났다. 솔직히 말해,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었던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가 정말로 두렵다”고 덧붙였다.

한 중국계 이민자는 “문화대혁명을 보는 것 같다”며 “중국공산당이 중국에서 딱 저런 일을 벌였다. 당의 이념을 아이들에게 세뇌해, 사회의 전통적인 인륜을 멸살하고 온갖 비극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그는 1970년 중국 안후이성에서 있었던 ‘팡충머우(方忠謀·당시 44세) 사건’을 언급했다.

팡충머우 사건은 마오쩌둥 개인숭배를 비난한 여성을 남편과 아들이 신고해 총살형을 받도록 한 충격적인 실화다.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어머니를 ‘반혁명 분자’로 고발해 처형되도록 한 장훙빙 변호사(오른쪽 사진). 왼쪽은 그가 어릴 적 찍은 가족사진이다. 장 변호사는 사진 속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며, 성인 남성은 그의 아버지다. 어머니 팡충머우씨는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앉아 있는 여성이다. | 화면캡처

한 병원 외래과 의사였던 팡씨는 그해 4월 11일 인민재판(만인판결선고회의)에서 ‘반혁명분자’ 선고를 받고 즉결 총살당했다. 남편과 아들의 고발장 때문이었다.

팡씨는 마오쩌둥을 개인숭배하는 남편과 아들을 안타깝게 여겨 ‘바른말’을 했다가 말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그날 밤 남편과 아들은 그녀의 ‘반혁명 행위’를 인민해방군에 신고했다.

이들은 고발장 마지막 부분에 ‘팡충머우를 총살하라’고 썼다. 자신의 아내, 엄마가 아닌 당의 배반자를 향한 사형선고였다.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지나고 난 뒤, 팡씨의 아들 장훙빙(張紅兵)은 뼈저린 후회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되돌이킬 수 없었다.

한편, 정치평론 사이트 바빌론 비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이 한 서점에서 ‘최근 이슈’ 코너에 진열된 사진을 공유했다.

바빌론 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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