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사망 원인 1위 펜타닐, 국경서 헤로인 2배 적발

한동훈
2022년 1월 4일
업데이트: 2022년 1월 4일

중국 우한서 원료 생산…멕시코 카르텔 통해 유입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밀수량이 사상 처음으로 헤로인 밀수량을 넘어섰다. 펜타닐 오남용은 지난 교통사고, 코로나19, 총기사고 등을 제치고 미국인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미 국경지대에서 펜타닐 압수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미국 내 펜타닐 오남용 사례도 마찬가지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범죄조직의 펜타닐 공습이 미국 정부의 저지 노력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이나 암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200배 효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2mg이라는 매우 적은 양으로 사용자를 사망에 이르게 해 지난해 18~45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로 나타났다.

펜타닐의 유통 경로에 대해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멕시코 마약 조직을 통해 남부국경 밀수와 중국에서 국제 우편과 화물 특송을 통한 유입 등 두 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이렇게 들어온 펜타닐은 길거리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류의 마약에 혼합되는 실정이다.

앤 밀그램 DEA 국장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모든 종류의 마약이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 세관국경보호청(CBP)이 펜타닐을 처음 압수한 것은 지난 2013년의 일이다. 당시에는 겨우 2파운드(약 0.9kg)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펜타닐 밀수량은 급증했다.

지난해 CBP가 적발한 펜타닐은 총 1만1200파운드(약 5천kg)에 이른다. 25억회분을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반면, 비슷한 기간 압수된 헤로인은 5400파운드(약 2450kg)였다.

펜타닐의 또 다른 심각성은 일반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로 위장해 유통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밀그램 국장은 “펜타닐로 범벅된 알약 2천만 개를 추가 압수했다. 모든 미국인을 죽게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라며 하이드로코돈, 바이코딘, 퍼코셋, 자낙스, 에더럴 등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로 위장한 알약에 펜타닐 혹은 필로폰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멕시코의 범죄 마약 네트워크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멕시코의 마약 범죄조직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미국에 펜타닐을 범람시키고 있다. 마약상들이 소셜미디어와 인기 스마트폰 앱에서 쉽게 활동하면서 미국의 전례 없는 마약 남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펜타닐 범람 진원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미국에 펜타닐을 쏟아붓는 멕시코 마약상들의 펜타닐 원료 주 구입처는 중국, 그중에서도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약품 관련 연구소들로 알려졌다.

멕시코 범죄조직인 카르텔은 우한의 연구소들로부터 원료성분을 수입, 생산해 미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미국에서 형성된 마약 판매 자금은 금융업자들을 통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겨진 뒤, 돈세탁을 거쳐 다시 멕시코 카르텔로 들어가고 있다.

펜타닐과 필로폰 등은 마리화나 혹은 코카인처럼 특정한 기후에서만 재배될 수 있는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마약과 달리 어디에서나 생산 가능하고 소량으로 광범위하게 유통시킬 수 있어 멕시코 카르텔을 끌어들이고 있다.

밀그램 국장은 “오늘날 마약들은 예전과 달리 인공적으로 합성한 마약이다. 이런 마약은 거의 무한정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마약 남용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불법 마약 제조·밀수에 연루된 비시민자를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의회에 발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한에서 “불법적인 마약이 생산·판매·유통되고, 펜타닐이나 합성 오피오이드 같은 치명적인 마약이 증가하고, 인터넷을 통해 마약이 판매되고 있어 국가안보에 이례적이고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펜타닐 피해 사실을 추적하는 단체인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들'(FAF)은 바이든 행정부에 불법 펜타닐을 대량 살상무기에 준하는 약물로 지정해 강력하게 규제할 것을 요구했다.

펜타닐 등 불법 마약 유통 근절은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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