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정보장교, 대중 경쟁 필승카드로 ‘정부주도 기술개발’ 제안

김태영 인턴기자
2022년 06월 30일 오후 8:02 업데이트: 2022년 07월 5일 오후 4:45

“미국, 기술개발 민간에만 맡겨선 안 돼…정부가 나서라”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에서 미국 국방 정보국(Defense Intelligence Agency·DIA) 정보 장교로 복무한 마이클 세코라 박사가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분야에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간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며 정부 주도 기술개발을 꺼려왔으며 과학기술 관련 정부 부처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이클 세코라 박사는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비밀 프로젝트인 이른바 ‘소크라테스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다. 소크라테스 프로젝트는 세계 시장에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경쟁력이 저하되는 원인을 파악하여 미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을 개발하기 위해 1983년 시작됐다.

세코라 박사는 ▲당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쇠퇴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수 세대에 걸쳐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 소크라테스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세코라 박사는 6월, ‘에포크타임스 영문판’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국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소크라테스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코라 박사가 주도했던 소크라테스 프로젝트는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했다. 레이건 대통령 임기 말, 해당 프로젝트 관련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까지 마련됐지만 이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집권기인 1990년 4월 전면 중단된 바 있다. 미국 행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는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세코라 박사는 지난 20세기 미국의 산업 경쟁을 언급하면서 “1980년대 초 미국은 일본에 여러 산업 분야를 침탈당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 “미국 대기업들이 단순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동안 일본 기업들은 ‘기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기업들은 기술 중심 경영에서 재정 중심 경영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지적하며 “대조적으로 일본, 소련, 프랑스, 독일 등 경쟁국가들은 기술 개발에 방점을 찍은 경영 시스템을 갖춰 전략적 성장을 도모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과학 기술 연구 부처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과학기술고등위원회, 연구기술고등심의회 등을 통해 과학 기술 분야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경험한 프랑스의 과학기술개발정책의 근본 목적은 ‘국방력 증진’으로, 모토는 ‘미국 없이도 방어가 가능한 나라를 만들자’이다.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는 핵물리, 우주 공학, 전자공학 등의 기초 과학 산업에서 큰 발전을 이뤄냈다. 대표적인 정부 연구 기관 국립과학연구원(CNRS)은 연간 약 33억 유로의 예산을 사용하며 3만2000 명의 연구원을 보유한 유럽 최대 규모 기초과학 연구기관이다.

세코라 박사는 또 “오늘날 미국 행정부 정책 입안자들은 대중국 전략에 대해 지난날 범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기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벌이는 범사회적인 접근 방식은 20세기 일본의 전략과 유사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미국에 위협적이다.”고 강조했다. 세코라 박사는 “중국의 국가 기술 전략은 경제·군사·사회·정치 등 제반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기술 전략은 합법·비(非)합법 영역에서 모두 이뤄진다”고 말했다. 하나는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화웨이와 같은 기업을 통해 해외 기술 절도 등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 개발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합법적인 경로로 해외 기술을 휩쓸어가는 것이다.

세코라 박사는 이러한 중국의 해외 기술 탈취 방법은 급격하게 세계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할 수 있어 미국에 큰 위험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은 패러다임 전환을 거쳐야 하고 더욱 전략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독립적인 전담 부처 없이 연방 부처·기관들이 다원화된 과학기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활동 및 자원에 대한 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과학기술 전담 부처를 설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기술정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세코라 박사는 이와 같은 미국 행정부 차원의 기초과학·기술 관련 정책 시스템 부재를 지적하며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했다. 군사, 산업 등 미국 전 영역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미국 국가 차원의 전략 기술 관련, 산업계에 일괄 지침을 제공해줄 수 있는 가칭 ‘국가기술전략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세코라 박사는 “해당 위원회는 기업과 공생 관계로서 기업과 협력해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시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 유출 및 도난 방지·공동 기술 개발 등 기업의 여러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세코라 박사는 ‘소크라테스 자율 혁신 변혁(Socrates Automated Innovation Revolution)’으로 불리는 현대판 소크라테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의회 의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는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는 미국의 기술 게임이 될 것”이라며 “기술은 모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초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세계 기술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