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국제기구내 ‘中공산당 대리인’을 주시하는가(상)

He Jian
2019년 5월 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최근 국제조직에서 요직을 차지한 중국 공산당 대리인을 추적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이 같은 조치는 국제사회가 중국의 국제조직 침투를 감지하고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USCC는 미 의회 4대 상설기구의 하나다. 목적은 미‧중 양자 무역과 경제 관계가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고 조사하는 것이다. USCC는 매년 업종별 전문가 의견을 듣고 미‧중 관계를 평가해 국회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한다. USCC는 2018년 11월 연례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안전상의 이유로 미‧중 경제 및 기술협력 프로젝트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USCC는 이 외에도 국제기구를 겨냥해 벌이는 중국 공산당의 침투 활동도 주목하고 있다.

USCC는 올해 전문적인 연구프로젝트인 ‘The PRC in International Organizations(국제기구 내 중국 대표)’를 개설하고, 최근에 중국의 국제기구 침투와 관련한 첫 비망록을 발표했다.

비망록에는 중요한 국제기구의 책임자를 비롯해 유엔의 주요 기구, 유엔의 기금, 유엔의 전문 기구, 유엔의 기타 단체 및 국제무역과 금융기관 등에서 요직을 맡은 중공의 대리인을 열거했다.

USCC는 왜 국제기구의 ‘중국인’을 주시하는가?

그들이 중국에서 왔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 통제되거나 이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인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배후에 있는 중국 공산당을 겨냥한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장원차이 ADB 전 부행장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부 간 금융개발 기관이다. ADB는 일본과 구미 등에서 설립됐지만, 빈곤 구제와 지역 경제발전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당국이 ‘일대일로(一带一路)’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ADB도 중국 당국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게 됐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옛 실크로드 인근 국가에 인프라를 투자함으로써 과잉생산 능력을 대외로 수출하고 자원을 획득해 독재 패권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2013~2018년, 중국 당국은 장원차이를 ADB 부행장으로 임명했다. 앞서 그는 중국 재정부에 근무했고, ADB 중국담당 이사를 지냈다.

천스신 ADB 현 부행장

2018년 12월, 중국 재정부 관리 천스신이 ADB 부행장으로 임명돼 전임 장원차이의 뒤를 이었다. 이에 앞서 천스신은 중국 재정부 국제재금협력국장과 세계은행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중국집행 이사를 지냈다.

중국 당국이 임명한 이들 부행장은 모두 중국의 일대일로에 적극 협력했다.

천스신 당시 재정부 국제재금협력국장은 2016년 ‘ADB-중국 협력 30주년’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ADB가 발기한 GMS(메콩강 경제권) 경제협력구(經濟合作區)와 중앙아시아 경제협력구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고도로 일치한다. 따라서 ADB는 이미  대외 경제협력과 교류를 전개하는 중국의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

2018년 8월, 장원차이 당시 ADB 부행장은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ADB의 다음 작업의 중점은 바로 ADB가 중앙아시아와 메콩강 지역의 경제협력 체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일대일로에 맞춰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2017년 중국 ‘경제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일대일로는 글로벌 지역 협력의 좋은 시범이고, 세계화를 위한 길을 밝혀주었다”고 했다.

ADB의 또 다른 집행이사 자리도 중국 측 인사가 장악했다. 2017년 1월, 중국 당국은 재정부 관리인 청즈쥔(程智軍)을 ADB 중국 집행이사로 임명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진리췬 AIIB 총재

2014~15년 중국 당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설립한 뒤 2016년에 진리췬(金立群)을 초대 행장에 임명했다. 진리췬은 AIIB 행장에 취임하기 전 중국 최초의 재외 합자투자은행인 중국 국제금융주식유한회사 회장을 지냈고, 그보다 앞서 중국투자회사 감사(監事)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두 회사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회사다.

진리췬은 또 재정부 세계은행 국장, 세계은행과 글로벌 환경기금조직의 중국 부집행 이사, 재정부 차관보, 재정부 차관 등을 지냈고, 아시아개발은행 최초의 중국계 부행장이었다.

2018년 7월, 진리췬 AIIB 행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 “AIIB의 모든 투자 항목은 일대일로 연변의 국가와 지역에 있다”면서 “AIIB와 일대일로는 모두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세계에 속한다”고 했다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채무 함정’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진리췬은 2019년 1월 2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들이 비판 의견을 내놓았지만 중국은 부채의 지속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일대일로를 변호했다.

하지만 채무부담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자 진리췬은 중국 당국이 해외 대출의 ‘재균형’을 실천하도록 재촉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날 AIIB는 최초로 발표한 ‘2019 아시아인프라융자보고서’에서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니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러시아, 터키 등 일대일로 연변의 중점 국가는 지난 2년간 대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리췬은 AIIB가 2019년에 40억 달러를 대출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 3년간 집행한 총액(75억 달러)의 약 절반에 달한다면서 AIIB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적극 지원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당국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지만,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일대일로를 경계하고 나섰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글로벌발전센터’는 2018년 3월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일대일로의 ‘채무 함정’에 빠진 20여 개국 중 파키스탄, 라오스를 비롯한 8개국이 ‘주권 채무위기’ 발생 확률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2018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정부의 투자를 받는 일대일로 참여국에 ‘이 항목은 공짜가 아닌 만큼 채무 함정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 양대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은 중국 당국이 줄곧 노려온 중점 타깃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로 국제사회는 중국의 침투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다자개발은행(MDB)이다. 중국 당국은 경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세계은행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은행이 중국처럼 이미 대출 능력이 충분한 나라에 돈을 많이 빌려주고, 다자개발은행이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채무를 늘렸다고 여러 차례 비판했다. 사실, 중국의 2017, 2018년의 대외 직접투자는 모두 1200억 달러가 넘는다. 2017년 말까지 중국의 대외 직접투자 누적 총액은 1조 800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양사오린 세계은행
초대 상무 부행장 겸 수석행정관

중국은 세계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 외에도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자개발은행 자원을 총괄해 일대일로를 지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는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관 내에서 일대일로 확장을 추진하기 위해 더 큰 발언권을 확보하려고 했다.

중국 재정부 관리인 양샤오린은 2016년 1월 세계은행 상무부행장 겸 수석행정관으로 임명된 이후, 일대일로에 관심을 보였다. 2017년 5월 세계은행, ADB, AIIB 등 다자개발은행 6개가 중국 정부 주최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피크포럼에 참석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양소오린 세계은행 부행장은 세계은행이 일대일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세계은행은 심지어 ‘일대일로 건설은 글로벌 무역에 유리하다’는 연구 보고서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 재무부는 “세계은행의 일대일로 연구는 중국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세계은행 등 다자개발은행에 미치는 중국 정부의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현 중국 집행이사는 양잉밍(楊英明)이다. 그는 앞서 재정부 국제사 부국장과 재정부 국제자금협력사 부국장을 지냈다.

세계은행 그룹 내 중국의 또 다른 고위 관료는 국제금융공사(IFC) 부총재 겸 재무관리인 화징둥(華敬東)이다. 이 글로벌 금융회사는 세계은행 그룹의 일원으로 개발도상국의 민간 부문 발전에 전념하는 글로벌 최대 발전기구다. 화징동은 중국의 화학공업부 외사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는 2011년 국제금융공사의 재무관리를 맡았으며, 그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부(副)재무관리를 맡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장타오 IMF 부총재

국제통화기금(IMF)은 회원국의 통화정책을 조율하는 국제기구로, 통화환율과 각국의 교역상황을 감찰하는 역할을 한다. 2011년 국제통화기금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가 제4 부총재직을 신설했다. 중국 중앙은행 부행장 주민(朱民)이 임명돼 IMF에서 중공의 위상을 높였다. 장타오(張涛) 중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2016년 8월 퇴임한 주민의 뒤를 이어 IMF 부총재에 올랐다.

미중 간 무역 충돌이 심해지자 장타오 IMF 부총재는 여러 차례 미국을 비판하며 중국을 변호했다. 장타오는 2018년 10월 초, 중국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경제에 나타난 가장 큰 불확실성은 바로 미국이 일으킨 무역 전쟁이다”라고 했다.

IMF의 중국 고위관료로는 장타오 외에 진중샤(金中夏) 집행이사도 있다. 그 외 IMF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현 사무총장은 중국 출신의 린젠하이(林建海)다. 그러나 그는 중국 정부의 추천이 아니라 1989년 IMF의 영구 고용직이 된 뒤 2012년 IMF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세계무역기구(WTO)

세계 최대 경제무역협력기구인 WTO는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국제기구이자 중국이 가장 능숙하게 이용하는 국제기구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한 후, 자유무역이라는 국제규칙을 이용해 WTO의 권리를 누리고 약탈적인 수출무역을 추진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이라는 미명하에 빈틈을 파고드는 수단으로 마땅히 감당해야할 WTO 의무를 회피했다. 중국은 WTO의 대대적인 성장에 힘입어 무역 위상을 높인 후 WTO에 미치는 영향력을 점차 확대했다.

이샤오준 WTO 부총간사

중국 상무부 부부장 이샤오준은 2013년 WTO 부총간사로 임명됐다. 당시 WTO 선거에서 중국 정부의 지지를 얻어 총간사가 된 브라질 외교관 로베르토(Roberto Azevedo)가 이샤오준을 부총간사로 발탁했다.

이샤오준은 시장 진출 허가, 서비스 무역, 지적재산권, 정부 조달 등의 분야를 관장한다. 그러나 미국이 고발한 중국 당국의 불공정 무역은 바로 지적재산권 절도 및 정부 조달과 규제 경쟁, 시장 진출 허가 거부 등이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이 미국 경제와 고용을 해치고 있다고 미국이 비판하자 이샤오준은 2017년 5월 중국 당국이 개최한 제6차 세계 상공회의소 총회에서, 무역이 실업의 주원인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2018년 4월 보아오 아시아포럼에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세계화의 위험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했다고 했다.

WTO의 또 다른 중국 고위관료는 WTO 상소기구(Appellate Body)의 멤버인 자오홍이다. 그는 2016년 장웨자오 전 중국 대표의 뒤를 이어 상소기구의 멤버가 됐다. 그는 현재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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