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소송 건 ‘화웨이’….노림수는 무엇일까

2019년 3월 13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2일

지난해 12월 화웨이 멍완저우 재무최고책임자(CFO)가 대(對)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에 중국은 캐나다인을 억류하는 방식으로 보복 대응을 이어갔다. 억류 중이던 캐나다인 2명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결론 내렸으며 마약밀매 혐의를 받던 또 다른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구형해 캐나다가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현재 멍완저우는 보석으로 풀려나 전자팔찌를 차고 자택에서 감금된 상태지만 자택 내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캐나다에 멍완저우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고, 지난 1일(현지시간)에 캐나다 법무부는 멍완저우에 대한 신병 인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멍완저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리가 지난 6일 캐나다 브리디컬럼비아 대법원에서 열렸고 다음 심리는 5월 6일에 잡혀있다. 최종 인도 여부는 캐나다 법무부 장관이 법원 심리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는 캐나다와 미국을 고소하는 것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화웨이는 캐나다 정부와 국경기관, 경찰 등을 고소했는데 이유는 캐나다 당국이 체포하겠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멍완저우를 구금, 심문, 수색 등을 한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또 6일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사용금지 조치한 것은 위헌이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미국 정부가 캐나다에 멍완저우를 미국에 인도하라고 요청한 지 불과 며칠 후 나왔다.

앞서 미 법무부는 올해 1월 화웨이를 미국 두 개 주(州)에서 금융사기와 국제 긴급 경제권법 위반, 이란 제재 위반 등 20여 개의 혐의를 적용해 화웨이를 기소했다.

화웨이 재무최고책임자 멍완저우(CFO). | 에포크타임스 DB

화웨이의 미국에 대한 3가지 고소 타당성

화웨이는 미국 국방군수법 889조 연방정부의 화웨이 장비 구매 금지, 화웨이 장비를 쓰는 사업자와의 계약 금지, 화웨이 장비 구매에 연방 자금 사용 금지 등의 시행을 중지해달라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화웨이는 미국이 정당한 법률절차와 삼권 분립이라는 헌법의 원칙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제소 이유인 ‘공권 박탈 법안(bill of attainder)’ ‘평등 보호 조항(equal protection clause)’ ‘삼권 분립’을 분석한 결과 ‘3가지 고소’가 모두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헌법 정치학과 데이비드 로(David Law)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화웨이의 소송은 법적 근거가 부족해 간이 판결(summary judgment)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판사가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서)헌법을 위반하지 않았고 화웨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화웨이 측에서 주장하는 ‘공권 박탈’은 정당한 공공 권리를 침해 당했다는 것인데 이번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공권을 박탈할 권리가 미국 헌법이 개정됐을 때 이미 공민이 감당해야 할 요소로 인정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급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고 어떤 회사의 제품을 사지 못하게 하는 행위 자체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며, 미국 5G 장비 구입에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권력 박탈의 문제가 아니라고 부연했다.

또 평등 보호 조항은 주로 인종과 종교의 평등을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의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는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 교수는 “미국 대법원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정부 부처는 서로 다른 기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고발한 삼권 분립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로 교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헌법 1조에서 국회는 국방과 국민 복지를 위해 세 부담을 부과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회가 경비를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미국을 기소한 진짜 이유는?

민간기업인 화웨이가 승소할 확률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세계 제1의 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고소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호프스트라대학의 법률 전문가인 줄리안 쿠(Julian Ku) 교수는 “화웨이가 미국에 그들의 기업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반 군사적 기업으로 관리돼 외부에서는 내부의 운영을 볼 수 없다. 법정 공방이 시작되면 화웨이의 내부 상황을 공개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법정 공방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미국이 화웨이의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미국 보수파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딘 청(Dean Cheng) 선임연구원도 “화웨이의 의도 중 하나는 미국(정보 입수)의 출처와 방법을 알아내려는 것 같다”고 미국의 소리(VOA)에 말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영국, 독일 등 미국 외의 다른 나라들에 화웨이가 법적으로 정당하게 대응한다는 신뢰를 심어주고, 이들 나라에 화웨이에 대한 믿음을 되찾게 해 전 세계적으로 계속 5G 계획을 확장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네티즌 “화웨이가 오히려 미국 위대함 증명”

중국에서는 외국 기업이 중국 공산당을 고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공산당의 ‘국가정보법’ 제7조가 모든 조직과 공민은 국가의 정보 업무를 지지, 협조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쿨판(Tim Culpan)은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고소한 데 대해 “중국에서 운영하는 외국 회사가 대중 여론에 직접 도전하고, 심지어 중국 공산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한편, 화웨이의 소송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웨이보 사용자 아야치수슈우(AyaChixuShuchu)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은 원래 불가분의 존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화웨이는 중국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화웨이가 오히려 미국의 위대함을 증명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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