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줄줄이 체포되는 中공산당 ‘앞잡이’…무슨 짓 했길래?

2019년 4월 26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26일

린잉(林英, 48) 전 에어차이나 매니저가 17일 뉴욕에서 범행을 인정하면서, 해외에서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여러 해 동안,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하는 많은 중국인을 체포해 왔다. 그들은 한때 미국 사회의 엘리트로서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경제적 조건과 명예를 가졌던 이들이지만, 실형을 선고받고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체포된 중국 공산당 앞잡이 중에는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은 20대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미국 유명 기업의 엔지니어도 있으며, 이번에 재판을 받은 린잉같이 생활이 여유로운 회사 리더도 있다. 그러나 지위도 명예도 다 잃고, 자유도 영광도 다 사라져버린 이들 앞에는 이제 감옥살이라는 어두운 미래만이 놓여있다.

지난 17일, 린잉 전 에어차이나 매니저는 뉴욕 동부 연방법원에서 “에어차이나에 근무할 당시, 유엔 대표단에 상주하는 중국 군부 인사들의 소포를 스캔 검열을 받지 않고 뉴욕에서 베이징으로 밀반입하는 일을 도왔다”고 자백했다.

린잉은 최고 10년형을 선고받는 것은 물론 14만5천 달러(약 1억6600만 원) 상당의 재산을 몰수하는 데도 동의했다. 미국으로 귀화한 린잉은 현재 미국 시민이지만, 검찰은 귀화 신청 시 린잉에게 ‘숨기거나 속인 사실이 적발될 경우 미국 정부는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위키피디아는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미국에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의해 기소된 개인 사례 28건을 열거했다. 이 사례 중 대부분이 중국인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서는 단지 몇 가지 사례만 들어, 그들이 체포되기 전 사회에서 누리던 지위와 체포된 후의 상황 변화를 중점적으로 비교했다.

모든 걸 잃고 여생을 옥중에서 보낼 사람들

마이다즈(麥大志·Chi Mak)

1940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태어난 마이다즈는 1985년 미국으로 귀화해 미국 시민이 됐다. 그의 미국 이름은 치 막(Chi Mak)이다.

마이다즈는 1988년부터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파워파라곤’ 회사에서 일했다. 이 회사는 해군의 전력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방위산업체다. 모범 엔지니어였던 마이다즈는 이 회사에서 특정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2007년 3월, 미국 연방검사는 중국 공산당의 지시로 미국 해군 잠수함 과학기술 기밀자료를 빼돌린 혐의로 마이다즈를 기소했다. 또한 마이다즈는 미국 이민 신청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사실도 적발됐다. 마이다즈 사건은 FBI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간첩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2008년, 68세 마이다즈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징역 24년 5월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은 배심원 판결이 내려질 때 마이다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전했다.

마이다즈는 형기를 다 채우면 90세가 넘는다. 뉴욕 시사평론가 주밍(朱明) 박사는 “좋은 직업을 가졌고 가족과 함께 노후를 즐길 수 있었던 마이다즈는 중국 공산당을 대신해 일하다가 자신의 소중한 여생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중둥판(鍾東蕃·Dongfan Greg Chung)

중국에서 태어난 중둥판은 196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의 영문 이름은 동판 그렉 정(Dongfan Greg Chung)이다.

1973년부터 항공우주 엔지니어링 회사인 록웰에서 근무한 중둥판은 1996년 록웰이 보잉에 인수합병되면서 보잉사의 일원이 됐다. 그는 기밀문서에 접촉할 수 있는 기밀보안 취급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중둥판은 2002년 보잉에서 퇴직한 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보잉에서 고문을 지냈다.

중둥판은 1979년부터 중국 경제공작원 겸 중국 공산당 대리인으로 활동하다 2008년 체포됐다. 수사관은 중둥판이 여러 해 동안 미국 우주왕복선, C-17 군수송기, 델타 IV 로켓 등의 기밀자료와 B-1 폭격기에 대한 기술 매뉴얼 24권을 중국 정부에 넘긴 사실을 적발했다. 또한 중둥판은 여러 차례 중국에 가서 중국 엔지니어들에게 미국 우주항공선 및 기타 우주 계획 내용을 전수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FBI가 중둥판의 집에서, 보잉사가 개발한 항공우주‧국방 기술 관련 문서 22만 5천 페이지를 찾아냈다.

2010년, 중둥판은 74세의 나이로 징역 15년 8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중둥판 사건을 담당한 미국 스탬퍼 검사는 “중둥판은 교도소에서 늙어 죽을 것이며, 그에 대한 연방재판소의 엄중한 판결은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둥판은 법정에서 용서를 구하며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검찰은 중둥판이 고령임에도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판사는 중둥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15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

그렉 스테플스 부검사는 “중국 공산당은 오로지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훔칠 생각만 한다”며 “강력한 판결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가망신한 기업가

류위안쉬안(劉元軒·Walter Liew)

류위안쉬안은 1957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중국인이다. 그의 영문 이름은 월터 리유(Walter Liew)이다.

중국계 미국인 화학엔지니어인 류위안쉬안은 백색 안료인 이산화티타늄((TiO2)을 제조하는 듀폰사와 비슷한 회사를 아내와 함께 소유하고 있었다. FBI의 수사 문건에 따르면, 은퇴한 전직 듀폰 엔지니어를 고용한 이들 부부는 1만 달러(약 1145만 원) 이상을 지불하고 이 엔지니어로부터 민감한 문서를 넘겨받아 전체 제조 공정을 알아냈다.

류위안쉬안이 2004년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중국 회사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여러 해에 걸친 추적 연구와 응용을 통해 그의 회사는 이미 듀폰사의 모든 제조공정을 파악했다.

2009년,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판광그룹(攀鋼集團·중국 서부 최대의 철강기업이자 중국 최대의 바나듐과 티타늄 생산기업)은 그와 계약을 맺으며 1700만 달러(약 195억 원)를 보냈다.

2011년 8월, 류위안쉬안은 기소됐다. 미국은 미국 듀폰사가 수천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백색 안료 제조 기밀을 훔쳐 중국 판강그룹에 판매한 혐의로 류위안쉬안을 기소했다.

2014년, 56세 류위안쉬안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2800만 달러(약 320억 원)가 선고됐다.

친수런(覃樹人·Shuren Qin)

친수런(46세)은 2014년에 미국 영주권을 얻었다.

친수런은 중국에서 여러 회사를 운영했는데, 그중 하나인 링크오션회사는 ‘해운 관련 상품과 기술을 저가로 수입하는 일’을 전문으로 했다.

친수런은 지난해 6월 체포됐다. 그는 중국군의 요구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대잠수함 작전장비를 사들여 중국군에게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미 상무부의 금지령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 발표에 의하면, 친수런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미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지 않고 중국 공산당 군사연구기관인 시베이(西北)공업대학에 미국이 제조한 수중청음기(수중 음향을 측정하고 탐지하는 데 쓰는 장비)를 최소 60개 이상 수출했다. 또한 친수런은 2015년 11월 중국 인민해방군에 미국제 원격조작 수중음파탐지기(Side-scan sonar) 시스템을 수출했다.

친수런은 비자 사기와 수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혐의가 모두 입증되면 중형을 받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고 징역 20년에 벌금 100만 달러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본다.

행복한 미래를 망쳐버린 중국 유학생

지차오췬(季超群·Ji Chaoqun)

지차오췬(27세)은 중국에서 태어났다.

2013년 F1 비자로 미국에 온 지차오췬은 시카고 일리노이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2015년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6년, 지차오췬은 외국인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에 따라 미 육군에 입대했다. 지차오췬은 군 입대 신고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정보계통과의 관계를 숨겼다.

2018년 9월, 지차오쥔은 체포됐다. 그는 장쑤성 국가안전부 고위 정보관의 해외 대리인으로 기소됐는데, 이 부서는 중국 공산당 국가안전부 소속 성급(省级) 부서다.

연방 형사소송 문건에 의하면, 한 중국 공산당 고위 정보관의 지시에 따라 지차오쥔은 전기공학과 재학 시절 ‘중간고사’라는 이름의 이메일을 중국 공산당 정보원에게 보냈다. 이 이메일에는 8명의 신상정보가 첨부돼 있었는데, 중국 공산당이 이 사람들을 간첩으로 회유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원래 대만이나 중국 본토 출신으로,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일해왔다. 또한 이들 중 7명은 미국 방산업체에서 근무했다. 중국 공산당 정보관들은 미국 방산업체에서 기술 정보를 입수하려 하고 있다.

주밍 박사는 “한창 능력을 펼치기 좋을 나이에 미국에 기소된 지차오쥔은 어떤 처벌을 받든지 간에 앞날에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발뺌하는 중국 공산당

조 어거스틴 전(前) 미 중앙정보국 요원은 “중국 공산당 정보기관은 훈련된 간첩을 미국의 대학과 기업에 침투시키지 않고 유학생 집단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교내의 ‘내부 스파이’나 ‘감춰진 인플로언서(Influencer·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로 썼다”고 했다.

어거스틴은 중국 공산당이 이런 비전통 스파이들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데 대해 “만약 유학생들의 혐의가 드러나면, 중국 공산당 정부는 그들과의 관계를 부정함으로써 모든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성급 부서인 ‘장쑤성 국가안전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해온 지차오쥔이 지난해 9월 체포된 후,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차오쥔 체포와 관련된 질문에 ‘모른다’고 했다.

미국 전·현직 정보관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지차오쥔에게 아직 유죄가 선고되진 않았지만, 사건의 대략적인 상황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각 분야의 사람들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전·현직 미국 정보관들과 전문가들은 “베이징은 외국 국적의 중국 과학자와 사업가, 그리고 지차오쥔 같은 유학생을 이용해 베이징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 대학 및 회사의 모든 정보를 얻어왔다”고 밝혔다. 지차오쥔은 매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35만 명의 중국인 유학생 중 한 명에 불과하다.

한 미국 관리는, 문제는 중국 정부이지 학생들 자체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방첩은 이 학생들이 합법적 목적으로 미국에 오도록 하는 보장”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이 인재풀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 관리들은 절대다수의 중국 학생이 합법적인 목적으로 미국에 왔음을 믿는다고 강조하면서도, 학술기관 내부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하려는 외국 대리인의 불순한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노력하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미 의원과 정보관들은 “중국 공산당은 민족주의를 이용하고 국민의 충성심에 호소해 국민들에게 간첩활동을 강요하는 데 가장 능하다”고 했다.

상원 정보특별위원회의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막강한 통제력을 갖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학계를 포함한 중국 사회의 여러 방면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또한 모든 분야에 대한 당의 전면적인 지도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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