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대만, 홍콩 경찰의 민주 인사들 대거 체포에 “심각한 우려”

류지윤
2020년 4월 21일
업데이트: 2020년 4월 21일

(타이베이=에포크타임스) 류지윤 통신원 =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홍콩 정부가 민주파 인사들을 대거 체포한 가운데, 미국·영국·대만 3국 관리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정부는 ‘불법 집회 조직, 참여’ 혐의로 민주파 인사 15명을 체포했다. 작년 6월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시위진압이 아닌 반체제 인사 체포로는 최대 규모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발표해 베이징(중국 공산당 지도부)과 그들의 홍콩 대리인들이 중·영 공동선언(홍콩 반환 협정)에 어긋난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에도 “법 집행의 정치화는 표현과 결사의 자유, 평화적인 집회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지적했다.

영국은 1984년 홍콩 반환 협정을 체결하고 1997년 7월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을 중국에 반환했다.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투명성과 법에 따른 통치, 고도의 자치권과 기본권 등을 홍콩에 보장해야 한다.

체포된 민주파 인사 15명은 작년 8월과 10월, 홍콩 정부의 송환법 추진에 반대하고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불법 집회를 조직하고 참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보석으로 석방돼 다음 달 18일 예정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체포된 사람은 전 국회의원 겸 ‘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마틴 리(李柱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옹호하는 일간지 빈과일보 발행인 지미 라이(黎慶寧·72), 버트 호(何俊仁) 민주당 전 대표 등 현직 의원 8명 등이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민주당 융섬(楊森·72), 홍콩직공회연맹 리척얀(李卓人·63) 등 민주인사 3명은 지난 2월에도 체포됐다가 보석 석방됐었다. 작년 8월 31일 불법 집회에 참여한 혐의 때문이었다.

이 밖에도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전선’의 피고 찬(鄭皓桓·22) 부의장을 비롯한 젊은 운동가들도 체포됐다.

80대 고령인 마틴 리는 보석으로 풀려나자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훌륭한 젊은이들이 체포되고 기소되는 동안, 나만 제외돼 그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며 “이제 드디어 나도 피고가 됐다. 이들과 함께 민주주의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홍콩 현지 언론 RTHK에 전했다.

작년 6월 촉발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경찰의 강경 진압을 거치면서 민주화 운동으로 발전했다. 직선제 요구와 관련자 수사 등 더 큰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반년 이상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으나, 최근 몇 달간 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잠잠해졌다.

그 사이 홍콩 경찰은 11세부터 84세까지 연령대의 시민 7천8백여 명을 체포하며 정당한 법 집행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보도 자료를 통해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현행법을 적용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19일 홍콩 주재 중국 판공처는 홍콩 경찰의 체포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정치인들이 반체제 인사들을 편들며 “법치에 반하는 모독적 언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비난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미치 매코넬 의원 등 미국 고위 관리들도 시민의 자유를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 규탄했다.

바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체포) 행위는, 지금 이곳 미국에서 행해지는 악의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와 함께, 중국 공산당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언급했다.

맥코넬 의원은 트위터에 “팬데믹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민주화 운동 지도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인의 시선이 감염병에 쏠린 틈을 타 (공산당이) 훌륭한 민주주의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짐 맥거번 민주당 의원 등은 ‘홍콩 인권민주주의법’(홍콩 인권법)을 이행하도록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다. 이 법은 미국 정부가 홍콩의 인권을 침해한 중국 및 홍콩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과 대만

영국 외무부도 18일 성명을 통해 “홍콩 당국이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평화적인 시위의 자유는 홍콩인 생활방식의 기반이며 중영공동선언과 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라고 밝혔다.

영국 톰 터겐드하트 하원의원과 캐서린 웨스트 의원도 트위터에 우려를 표명했다.

홍콩의 인권을 감시하는 런던의 비정부기구 홍콩 워치에 따르면, 홍콩 반환 당시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과 외무장관이었던 말콤 리프킨트 경도 이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패튼 전 총독은 “전 세계 관심이 끔찍한 코비드-19 전염병에 모인 동안 베이징과 그에 종속된 홍콩 정부는 일국양제를 결속하기 위한 또 다른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대만에서도 정부 성명과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19일 위성채널 NTD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가 홍콩 정부의 민주파 인사 체포에 대한 우려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여당인 민진당 왕딩위 입법의원(국회의원)은 트위터에 “홍콩 당국의 민주화 운동 주도자 체포에 대해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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