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알래스카서 고위급 회담 예정…양국간 온도차 뚜렷

이윤정
2021년 3월 15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18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외교부장,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난다. 

백악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전하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간 고위급 전략 대화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초청에 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날 블링컨 장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회동은 전략 대화가 아니라 베이징과 털어놓고 이야기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의 행보는 미국과 우리의 파트너·동맹국의 안보와 번영, 가치관에 대한 도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공 관영 매체는 또 “중·미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청문회에서 “미국은 중국과 그런 교류를 할 의사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하며 “중국이 미국과의 교류를 원한다면 우리의 관심사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과 구체적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미 시사 평론원 탕징위안(唐靖遠)은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서두르는 중공의 다급한 태도는 미국의 냉랭한 모습과 대조적”이라며 양측의 온도차는 중공의 어려운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이번 CPAC 총회에서 미국에 대한 중공의 의존도가 미국의 대중 의존도를 훨씬 능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13일부터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그러나 중국과의 회동은 블링컨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길에 아시아가 아닌 알래스카에서 이뤄진다. 

재미 학자이자 시사 칼럼니스트인 거비둥(戈壁東)은 “지난해 양제츠-폼페이오 회담은 그림 같은 풍경의 따뜻한 하와이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얼음과 눈으로 뒤덮이고 인적이 드문 알래스카를 미·중 회담의 장소로 택했다. 어찌 보면 이 장소를 택한 것도 흥미롭다”고 했다.

2+2회담이 예정된 날 현지 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왔다. 이날 회담이 미중 관계 해빙의 계기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거비둥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친공(親共) 행보를 보여왔지만 블링컨 장관은 중공과의 관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취임 후 한 달여가 지나는 동안 바이든이 보여준 지나친 친중공 행보가 국제적으로는 물론 미국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거비둥은 “최근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을 뒤엎고 단번에 ‘협력과 경쟁’으로 기조를 낮췄다”고 지적했다.

탕징위안은 만일 중공의 주장한 대로 미국 측이 먼저 중공 관리들을 만나자고 했다면 이는 바이든 정부가 대중국 전략을 바꿨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시대 중공에 대한 전략은 ‘불신하고 검증하라’였다. 그러나 중공이 뚜렷한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먼저 나서 중공 관리들을 미국으로 초청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불신하고 검증하라’는 트럼프 전 행정부의 원칙을 ‘신뢰하고 검증한다’로 슬그머니 바꿨다는 얘기다.”

알래스카 회의의 의제는 중공 폐렴과 기후변화, 홍콩 문제에 대한 중공의 입장, 대만에 대한 압박, 호주에 대한 미발표 경제 금수(수출금지) 조치 등이 될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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