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회담, 대만해에 집중… 중공 견제 역할 맡게 된 일본

류지윤
2021년 4월 20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0일

지난 16일 미국·일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52년 만에 ‘대만’을 언급한 가운데 일본이 중국 공산당(중공)의 팽창에 맞설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의 핵심역량으로 입지가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신장 위구르와 홍콩 인권 문제 등과 함께 특히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공 포위망의 수동적인 참여자 포지션에서 적극적 견제자 역할로 전환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미 중국문제 전문가 탕징위안은 “이번 미·일 공동성명은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구속력을 어느 정도 완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일본이 중공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탕징위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일 동맹 관계가 재정의됐다”며 “바로 미국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것인데,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당사자로 나서고 있다. 즉 정식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극적이던 일본을 변화시킨 것은 지난 1월 말 전인대를 통과해 2월 1일부터 시행하는 ‘해경법’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중국 해경에 분쟁 해역에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Stimson) 센터 연구원 장옌팅(張延廷)은 “일본은 세계 3대 경제 대국”이라면서 “대만해협과 바시해협(대만-필리핀 간 해협)은 일본의 해상 생명선이 지나는 곳이다. 일본으로서도 매우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중공 정권이 빠른 속도로 군비(軍備)를 강화해 지역의 군사 불균형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주변국은 이미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개국 안보회담(Quad·쿼드)을 포함해 미국, 일본, 호주, 인도는 합동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까지 동참해 핵잠수함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역시 관심을 보인다. 영국 해군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5월이면 접근하는데 남중국해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항공모함은 전략무기이자 정치적 도구”라고 덧붙였다.

중공의 확대 야욕에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 당사국과 프랑스, 영국까지 대중공 군사적 압박으로 공동 대응하는 가운데 일본이 활약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공의 해경법 통과가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어느 정도 자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내 반중파를 각성시키고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일본 내 반중파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인 방위대신 기시 노부오는 “일본의 전략적 방어선이 남서해역부터 대만해협까지 확대되어야만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탕징위안은 “중공이 먼저 대만해 균형 상태를 깨뜨리면서 과거 모호한 공간이었던 대만해의 의미를 선명하게 부각해 주변국이 각성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아·태 지역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전략적 균형이 깨졌다. 대만이 중공에 무력으로 점령당한다면 남중국해 전체, 서태평양 지역 전체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미쳐 결국 전 세계 판도를 뒤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일 양국 정상은 5세대(5G) 네트워크의 보안과 개방성, 믿을 수 있는 공급처의 중요성에 동의하면서 5G와 6G에서 45억 달러(약 5조원)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미국, 일본, 호주 3국이 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며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를 배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중공의 간섭으로부터 안전한 통신망을 구축해 정보와 사이버 보안에서도 중공에 대항하려는 계획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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