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김치 중국어 표기 ‘신치’로… 왜 바꿨을까? 

2021년 8월 5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6일

청와대 국민청원인 “고유 명사 김치 의미 퇴색할 수 있어”
문체부 관계자 “중국의 김치 종주국 주장에 빌미 주지 않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2일 ‘김치’의 중국어 번역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하는 훈령 개정안이 7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간 김치는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됐다. 

이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제정하는 것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 5일 기준 8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자랑스러운 고유명사인 김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해외에 잘 알려진 김치를 대신할 말로 ‘신치’를 제정하면 “자칫 한국이 ‘김치’라는 말을 포기하고 ‘신치’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미 김치로 알고 있는 외국인들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고, 용어의 일관성 결여로 홍보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고유명사를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완전히 그들의 문제”라며 “우리가 나서서 ‘신치’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스스로 버리는 어리석은 처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체부는 중국의 ‘김치 빼앗기’에 맞서 ‘신치’ 표기를 제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5일 에포크타임스와 통화에서 “(청원인에게) 개정 취지가 잘 전달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중국의 김치 종주국 주장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신치’로 표현을 바꾼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에도 김치와 유사한 파오차이라는 발음의 음식이 있다. 하지만 한국식 김치도 ‘파오차이’로 표기되면서 중국이 김치를 파오차이의 아류로 주장하는 데 활용됐다는 것이 문체부의 주장이다. 

식품업계 및 민간에서도 ‘파오차이’ 대신 다른 중국어 표기를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BTS가 출연한 영상 자막에 김치가 중국어로 ‘파오차이’로 표기돼 비판이 거셌다”며 “민간에서도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개정된 훈령은 국가 및 지자체에만 적용돼 정부 문서 및 중국어 홍보 콘텐츠 등을 제작할 때 활용된다. 민간은 훈령을 참고할 수 있고 표기를 따를 의무는 없다. 

 

/취재본부 이가섭 기자 khasub.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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