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인텔에 냉담한 中…美 바이든,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서명

류정엽 객원기자
2021년 12월 24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24일

인텔, 중국에 대국민 사과…중국 정부 “사리 분별 제대로” 훈계
中 언론은 “진정성 없는 사과, 이미지 추락한 만큼 매출에 영향”
美 바이든 대통령은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 서명하며 압박

“존경하는 중국 고객, 파트너 및 대중에게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인텔은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가 되고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중국 신장(國新) 인권 문제 논란에 휩싸인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중국에 바짝 고개를 숙이며 내놓은 사과문 중의 일부다. 23일 인텔은 중국 고객, 파트너를 비롯해 중국인에게 이러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최근 자사 공급업체에 보낸 서한에서 신장지역의 노동력 및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장지역 소수 민족 주민들이 노동력 착취 등 중국 정부로부터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서한에는 “여러 나라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규제 중이므로, 인텔은 공급망 파트너들이 신장과 관련한 노동력과 상품을 사용하지 않기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텔의 신장 관련 서신은 중국 SNS를 중심으로 인텔 제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인텔의 중국 광고 모델인 TF보이즈의 왕쥔카이(王俊凱)가 인텔과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인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인텔은 웨이신(微信) 공식 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신장에 관한 부분은 미국 법률의 표현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며 사측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업이 사실을 존중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신장자치구의 ‘강제 노동’에 대한 주장이 완전히 미국의 반중 세력이 날조한 거짓말임을 거듭 강조했다”며 “이러한 목적은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신장의 안정을 훼손하여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장 사람들은 근면하고 용감하며,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질은 우수하다”며 “다른 기업이 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손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인텔 재무보고서를 인용해 2015년 이후 6년 연속으로 중국은 인텔의 최대 수익원이었으며 인텔은 대만을 중국대륙, 미국, 싱가포르 등과 함께 ‘국가’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2020년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02억6천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21일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총편집은 관찰자망(觀察者網)을 통해 “인텔은 공급망에 신장 제품이 거의 없으며, CPU가 중국에서 여전히 수요가 많기에 감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중국의 보복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도 미국을 기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밥 먹고 냄비 부수는 격(吃飯砸鍋)’이라고 했다. 똥 누러 갈 때와 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것이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23일 바짝 엎드린 인텔을 두고 “일부 중국 네티즌과 전문가들은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며 “많은 중국인들이 상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업계 전문가들도 인텔의 사과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지를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 마지화는 “인텔이 미국 정부의 압력하에 신장 문제를 거론하며 무책임한 발언을 하여 우리의 결의를 과소평가하고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했다.

그는 “인텔은 자사 제품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어 보이콧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중국이 확실히 인텔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인텔에 폭격을 가하는 동안 미국 백악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는 중국 신장 자치구의 제품이 강제 노동에 관계가 없다는 것을 업체가 증명하지 못할 경우 강제 노동으로 간주해 제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은 신장 자치구에서 진행 중인 대량학살을 비롯해 강제 노동 퇴치를 위한 미국의 서약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장 지역 내 강제 노동과 같은 심각한 인권 침해를 근절하기 위해 국제적 조치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들과 인권 단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주로 위구르족과 기타 이슬람 소수 민족을 중심으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장의 강제 수용소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신장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 다수가 자신의 삶을 살고 자신의 종교를 실천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의 이러한 행위를 ‘대량학살’(genocide)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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