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등 세계 지도자들, 빅테크의 트럼프 대통령 검열 비난

이은주
2021년 1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3일
  • 독일 앙켈라 총리 “사기업이 표현 자유 제약하는 건 문제”
  • 프랑스 외교부도 “충격적”…기업 아닌 시민이 결정할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 계정이 잇따라 정지된 데 대해 세계 지도자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트위터는 지난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이 자사의 ‘폭력 미화 (금지)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스냅챗, 레딧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에 제한 조치를 내렸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대통령의 발언권을 모두 막은 셈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트위터의 이번 조치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 대변인은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는 입법기관이 제한할 수는 있지만 특정 기업이 이를 제한해선 안 된다”며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영구 차단된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앙켈라 메르켈 독일 총리 | Markus Schreiber/AP Photo=연합

프랑스 정부도 같은 의견을 냈다.

클레망 본 프랑스 외교부 유럽담당 장관은 민간 기업이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최고경영자가 아닌 시민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는 공공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대 기술기업들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디지털 과두제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만프레트 베버 유럽국민당 그룹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오늘날 메커니즘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타협과 합의 도출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논의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미국의 빅테크가 결정할 수 없다”며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만프레트 베버 유럽국민당 그룹 대표 트위터

빅테크 기업의 검열이 전 세계의 정치적 자유를 위협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같이 밝히며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준을 “전 세계적으로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이번 조치가 편향적으로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호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계정 정지를 ‘검열 행위’로 봤다.

마이클 맥코맥 호주 연방 부총리는 과거 트위터에는 자유롭게 말하고 비난이나 검열을 받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나는 그런 종류의 검열을 믿지 않는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조쉬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도 “상업 기업이 취한 조치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들이 한 일에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프랑스 계몽주의자 볼테르의 명언 ‘나는 당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를 인용해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Epoch Times Photo
마이클 맥코맥 호주 연방 부총리 | Sam Mooy/Getty Images

호주 자유당 알렉스 앤틱 상원의원은 12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반대 의견과 도전을 노출하는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한 쪽만 검열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과정의 무결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호주 의회에서 빅테크의 영향력과 정치적 검열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상원 특별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서도 트위터의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나는 누군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할 권리를 빼앗기거나 검열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Alexei Navalny
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리 | Pavel Golovkin/AP Photo=연합

이밖에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검열”이라면서 트위터의 정치적 입장이 반영돼 결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트럼프)가 트위터 규정을 위반해서 금지당한 것이라고 말하지 마라. 나는 수년 동안 매일 살인위협을 받지만, 트위터는 그 누구도 금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전례가 앞으로 언론의 자유의 적들에 의해 이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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