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사건, 中의 인질외교와 처형외교의 실상 드러나

2019년 1월 2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26일

캐나다가 지난해 멍완저우 화웨이 재무최고책임자(CFO)를 체포한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중국 당국이 공갈 협박, 임의적 법집행 등의 수단으로 ‘인질외교’에서 ‘처형외교’로 격상시키는 상황까지 치달으면서까지 캐나다를 압박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졌다.

전문가들은 멍완저우 사건이 중국 정권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멍완저우는 2018년 12월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8일, 중국 외교부는 존 매캘럼 주중 캐나다 대사를  초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9일, 중국 외교부는 또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불러 미국이 캐나다의 멍완저우 구금을 요구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체포영장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중국 정부의 요구에 캐나다 정부는 사법적 독립성 때문에 정부가 사법에 관여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당국은 협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2018년 12월 10일 휴가 중이던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그러나 베이징 당국은 두 사람에게 구체적인 체포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캐나다 정부는 인질 위협으로 멍완저우를 석방하지는 않았으며, 캐나다는 국제 법규를 이행하고 있으며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우리는 법치가 선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이런 이념에 파트너들과 공감한다. 캐나다는 타협도 하지 않고 법치와 정당한 절차를 정치화하지도 않는다”고 밝혔 그는 또 베이징 당국에 코브릭과 스페이버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두 나라가 교착 상태에 빠진 지 한 달여 만에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은 14일 진행된 재판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슐렌버그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사형 선고에 “중국이 독단적으로(arbitrarily) 사형 선고를 적용했다”며 “우리 정부는 물론, 모든 우방과 동맹국에도 극도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 “베이징의 행동은 오타와가 자국민에게 ‘임의적인 법 집행’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당국의 코브릭 체포는 국제법 위반

코브릭은 주중 캐나다 대사관의 1등 비서 겸 부영사 출신으로 임기 만료 후 휴가를 내 중국에 머물고 있었다. 이어 유엔개발계획 연락관, 컨설팅 회사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 중국 애널리스트를 지냈다. 2017년 2월에는 국제위기그룹에 가입해 동북아의 고위 고문을 맡았다.

매캘럼 주중 캐나다 대사는 18일 캐나다 국회 외교위원회에 코브릭과 스페이버가 중국 관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하루 4시간씩 심문을 받아야 했고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교도소에 갇혀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최근 중국 당국이 코브릭에게 향유해야 할 외교적 면책 특권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면책 특권을 규정한 빈협약은 현직 외교관의 신변 뿐 아니라 현직을 떠난 이후에도 재직 시 업무에 대해 면책 특권을 보장하고 있다. 캐나다는 베이징 당국이 코브릭을 심문하는 내용이 그의 이전 외교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베이징 당국은 코브릭의 외교 면제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질외교가 처형외교로 격상

슐렌버그는 222kg의 히로뽕을 밀수한 혐의로 2016년 다롄시 중급인민법원 1심에서 마약밀매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슐렌버그가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했다. 16일 뒤(14일) 1심 법원은 재심에서 슐렌버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의 변호사 장둥슈오(張冬碩)는 최근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세 가지 이례적인 점을 밝혔다. 첫째, 재심은 일반적으로 재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검찰이 재심에서 갑자기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때가 체포된지 4년, 1심 판결까지 1년 남짓한 시점이다. 셋째, 2심 판결 후 11일 만에 재판이 열렸고 1시간 만에 사형이 선고됐다.

장둥슈오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법률은 항소 기간 중 새로운 증거를 발견해야 재심할 수 있고 형량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새로운 증거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사실상 법정에 제출된 것이다. 법원이 모든 기소 혐의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슐렌버그에 대한 형량을 가중하지 말아야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슐렌버그 판결의 시기와 그 신속성, 그리고 중국 측이 사용한 ‘새로운 증거’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휴먼라이트워치(HRW)의 케네스 로스(Kenneth Roth) 대표는 중국 공산당이 ‘인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브릭과 스페이버의 체포에서 슐렌버그에 대한 전격적 사형신고에 이르기까지 중국 공산당은 인질외교를 처형외교로 격상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인질외교가 처형외교로 격상된 것은 모두 캐나다의 사법절차에 개입해 멍완저우 석방을 위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슐렌버그 사건은 “전제권국가에서 사법은 통치자의 앞잡이”라는 말을 또 한번 입증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도널드 클라크(Donald Clarke) 중국법 교수도 이 사건의 여러 부분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고, 여기에는 재판이 매우 빨리 발생하여 법정이 항소판결 후 16일 만에 재판을 하고 신속하게 사형 판결을 한 것도 포함된다.

그는 “중국 외교 분야에서 전례가 없는 일보이며, 중국의 일종의 외교적 술책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스티븐 맥도넬 BBC News 베이징 특파원은 “현행 중국 형사소송법은 사형사건은 최종 심사 후에도 최고법원에서 심사 비준을 받아야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를 협상 카드로 내세워 캐나다의 멍완저우의 석방을 노렸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당국 슐렌버그 사건 처리  확대 의도

베이징 당국은 슐렌버그 2심을 이례적으로 공개재판을 했다. 이는 당국이 파장을 확대해 캐나다 정부에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클라크 교수는 2심은 중국 당국이 이례적으로 외신에 재판을 공개한 점은 분명히 국제적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두명의 캐나다인을 체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캐나다의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국제관계 전문가인 폴 이반스(Paul Evans) 교수는 BBC에 “많은 캐나다인들이 이에 분노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이를 중국 당국의 위협이며 멍완저우 사건의 일부로 문제를 정치화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넨셜 타임스는 11일 “중국 당국이 정치적 논란이 있는 나라의 상인들을 임의로 구금한 기록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개입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게 하는 것도 많은 중국 기업들이 특히 보편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협상전략이다. 대부분의 안건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상업 분쟁에서 유명 다국적기업이 당한 고위 임원 명단은 놀라울 정도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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