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아야지…” 주민의 갑질·폭행 견디다 끝내 목숨 끊은 경비원의 ‘작은 휴게실’

김연진
2020년 5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12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에게 폭행과 폭언,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0일 해당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최모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경비원 최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주민과 주차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최씨가 입주민 A씨의 차를 밀자, A씨는 “돈 받고 일하는 경비 주제에…”라며 최씨를 폭행했다. 이후 관리사무소까지 끌고 가 “당장 그만둬라”는 식으로 협박했다고, 최씨는 폭로했다.

이후 지난달 27일에는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CCTV가 없냐’고 물은 뒤 10분 넘게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씨는 “억울하다. 결백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최씨가 숨진 뒤,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실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임신을 축하해주셨는데… 너무 슬프다”, “감사하다”, “너무 착하고 좋으신 분이었다”,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등 주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또 최씨가 근무했던 아파트 경비실 내부의 열악한 모습이 공개돼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경비실 내부에 마련된 작은 휴게실에는 화장실 변기와 함께 전자레인지, 전기 포트 등 가전제품이 놓여 있었다. 그가 입고 근무했던 경비복도 함께였다.

뉴스1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던 최씨지만, 그의 성실함은 모든 주민이 익히 알고 있을 정도였다.

경비일지에는 ‘친절 봉사’, ‘인사 철저히’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새벽 5시 구석구석 순찰’, ‘각종 오물청소’ 등 업무 사항도 꼼꼼히 기록돼 있었다. 최씨가 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노력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입주민의 갑질 금지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게재됐고, 순식간에 1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들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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